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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접종` 바이든 "트럼프 백신작전 칭찬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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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신생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만든 백신 접종이 21일(현지시간)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미국은 꼭 일주일 전인 14일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전 세계 최초로 두 종류의 백신 접종이 가능해졌다.

화이자 백신은 미 전역에 462만회분 배포가 완료됐고 이날 오전까지 61만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의료진 접종에 이어 이날부터 전국 1300여 개 장기 요양시설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델라웨어주 한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올해 78세인 바이든 당선인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에게서 취임 전에 백신 접종을 권고받았다. 그는 이날 생방송으로 접종 장면을 공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국민이 백신 접종이 가능한 시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범을 보이는 것"이라며 "(부작용에 대해)걱정할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을 한 것을 두고 미 언론은 "1950년대 이후 처음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이 사람들(의료진)에게 큰 신세를 졌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초고속 작전'을 펼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칭찬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한 것은 백신 보급이 유일한 대목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당선인과 약간 시차를 두고 다음주에 접종할 계획이라고 인수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미국에서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79세 파우치 소장은 22일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이는 자신이 속해 있는 국립보건원(NIH)이 모더나 백신 개발과 임상시험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공화당) 등 주요 인사도 접종을 마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접종 계획에 대해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일각에선 의회 지도부가 백신 안전성을 홍보하겠다며 백신을 먼저 맞고 있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주 주지사(공화당)는 트위터를 통해 "의회가 새치기를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고, 브라이언 매스트 의원(공화당)도 "의회가 스스로를 특별한 정치계급으로 여기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입원 환자가 미국 전역에서 11만5000명을 넘어섰지만 모더나 백신까지 공급되기 시작되자 미국 보건당국은 고무된 상태다. 내년 초까지 감염자 증가세는 막을 수 없더라도 3월 이후 추세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모더나 백신은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관과 유통이 용이하기 때문에 시골 지역까지 골고루 백신을 배급할 수 있다. 모더나 백신은 이번주 전국 3700곳에 600만회 분량이 배포될 예정이다.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 측은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자사 백신이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확신했다. 우구르 샤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20여 개 변종에 대한 효과성 실험이 이뤄졌다"고 했다. 다만 영국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 실험에는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다. 샤힌 CEO는 또 내년에 애초 계획한 13억회분 이상을 생산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오는 27일부터 EU 국가도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 세계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6개국 200만여 명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영국에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 변종이 아직 통제 불능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영상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팬데믹 기간에 훨씬 더 높은 전염률이 발생했을 때도 우리는 이를 통제했다"고 말했다.

한편 CBS뉴스는 올해 미국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차 대전과 독감 유행이 겹치면서 전년 대비 사망자 수가 46% 급증했던 1918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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