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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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11조원이 넘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상속세가 확정됨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성물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은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연부연납은 신고·납부 때 ‘6분의 1’ 금액을 내고 연이자 1.8%를 적용해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당장 기존 보유 현금 등으로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상속세 조달을 위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이나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9.2%)을 매각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삼성SDS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22.58%, 17.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순환 구조를 통한 경영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

또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지키면서 유족들의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물산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증여받는 시나리오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증여하고, 약 9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회사가 내게 하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7.3%)인 만큼 삼성물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현 사장 간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일단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국정농단 사건과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상속 문제까지 더해져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관련 “배당 발표와 상속 구도 확정이 주가 변곡점을 좌우할 것”이라며 “내년 1~2월 관계사 배당 발표와 4월 내 예상되는 상속 구도 확정으로 각각 펀더멘털 증대, 기업가치 증대 필요성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며 할인율 축소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상증세법에 따라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의 과세가액과 과세표준을 신고할 필요가 있다"며 “4월 이내 상속의 구도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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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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