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과 달리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이어져
결제·송금·거래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법정통화 역할
내년에도 랠리 지속할 듯…바이든 정권 규제·감시 강화 리스크도
비트코인 가격 추이. 27일(현지시간) 2만8352.63달러로 사상 최고치. 출처 코인데스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올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은 3년 만에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올해 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새해에도 가상화폐 시장 투자열기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7일(현지시간) 2만8352.63달러(약 3109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사상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돌파하며 3년 전 가상화폐 버블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훌쩍 넘고 나서도 기록 행진을 멈추지 않고 파죽지세로 3만 달러로 나아가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1월 초의 약 7200달러에서 지금까지 네 배가량 폭등했다.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기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500’의 올해 상승률이 약 15%인 것과 비교하면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알 수 있다. 애플과 아마존닷컴 등 증시에서 투자자 인기를 한 몸에 모았던 애플과 아마존닷컴 등 IT 대형주도 비트코인 인기에는 못 미쳤다.
이에 많은 사람이 2017년 버블과 그 이후 갑작스러운 붕괴를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3년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대형 기관투자자와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더 안정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업체 체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9월 이후 대형 투자기관에 의한 비트코인 구매는 총 50만 비트코인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115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이른다. 체인애널리시스는 개설 1년 미만의 디지털 월렛에 최소 1000비트코인을 가진 투자자들의 보유액을 조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와 스탠리 드럭켄밀러 등 부자들은 물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매사추세츠뮤추얼생명보험 등 굴지의 기업이 올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가상화폐 보안 전문 업체 렛저의 파스칼 고티에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급등은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라며 “2017년은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미친 듯이 가격이 뛰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0년은 비트코인이 제도화된 해”라며 “자산으로서 비트코인 지위에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모바일 결제 업체로 3억 명 회원을 거느린 페이팔이 9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등 가상화폐 4종을 매매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결제와 송금, 거래 등이 가능해지면서 가상화폐가 사실상 법정통화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과 도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바하마 중앙은행이 올해 10월 세계 최초로 CBDC를 도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디지털 위안화 대규모 공개 시험에 나서 상용화가 임박했다.
핀테크 전문매체 FIN의 편집장이자 발행인 제임스 레드베터는 미국 CNBC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새해 가상화폐 시장 트렌드로 △ 일상생활에서의 사용 확대 △ IT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 중앙은행과의 경쟁 격화 △ 새로운 규제 등장 △ 변동성 지속 등을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이체방크 조사에서 많은 투자자가 새해에도 가상화폐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응답도 12%에 달했다”며 “그러나 조 바이든 차기 미국 정권이 들어서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나오고 감시가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고 내다봤다.
[이투데이/배준호 기자(baejh94@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