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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안 좋은 얘기가…” 박원순 성추행 피소, 시민단체가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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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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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기 전 한 국회의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관련 정황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먼저 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30일 박 전 시장 비서진 등 관련자들의 각 진술 및 이에 부합하는 통화내역,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에 비추어 확인한 사실관계를 공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대검 및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수사기관, 청와대,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한 박 전 시장 피소사실 유출의혹 관련 고발사건을 송부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피해자 A 씨의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박 전 시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시민단체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시민단체 일부 구성원이 평소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과 임 특보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검찰은 박 전 시장이 임 특보로부터 ‘구체적 내용이나 일정을 알 수 없으나 A 씨로부터 고소가 예상되고, 여성단체와 함께 공론화할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전해들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사기관 관계자 등 피고발인들이 피소사실을 유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 피고발인들에 대하여는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등이 확인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2020년 7월 7일
- 김 변호사가 오후 2시2분경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와 박 전 시장 고소장 접수 관련 전화면담

- 김 변호사는 오후 2시37분경 평소 알고 지내던 시민단체 대표 B 씨에게 연락해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 예정 사실을 알리며 A 씨에 대한 지원을 요청

- B 씨는 오후 8시31분~8시58분 유사 사안에서 함께 공동대응에 참여 했던 다른 시민단체 대표 C 씨 등과 수회 통화

◇2020년 7월 8일
- C 씨는 오전 10시18분경 같은 시민단체의 공동대표 D 씨와 통화. 이후 D 씨와 국회의원 E 씨가 오전 10시31분경 통화

- E 씨는 오전 10시33분경 임 특보에게 전화해 ‘박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말함

- 임 특보가 오전 10시39경 시민단체 대표 B 씨에게 전화해 내용 확인을 시도. B 씨는 ‘어떻게 알았느냐’는 취지로 답변할 뿐 관련 내용 함구

- 임 특보는 낮 12시10분경 D 씨와 E 씨로부터 ‘D 씨가 통화를 원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각각 받고, 낮 12시21분경 D 씨에게 전화해 ‘여성단체가 변호사와 접촉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음

- 임 특보가 오후 3시경 박 전 시장과 독대하며 ‘시장님 관련해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얘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아는 것 있으시냐’고 묻자 박 전 시장은 ‘그런 것 없다’고 대답. 재차 ‘4월 성폭행 사건 이후 A 씨와 연락한 사실이 있으시냐’라고 물었으나 박 전 시장은 ‘없다’는 취지로 말함

- A 씨가 오후 4시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9일 오전 2시30분경까지 피해자 조사)

- 박 전 시장이 오후 9시30분경 임 특보에게 전화하여 비서실장 F 씨 및 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오후 11시경까지 공관으로 오도록 지시

- 임 특보가 오후 10시43분경 공관에 가기 전 시민단체 대표 B 씨에게 전화해 ‘무슨 일이냐. 낮에 C 씨 등 여성단체들과 만났느냐’고 묻자 B 씨는 ‘알려 줄 수 없다’고 답변

- 임 특보가 오후 11시경 공관에서 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박 전 시장을 만나(비서실장 F 씨 불참) 박 전 시장에게 ‘E 씨로부터 시장님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소문이 돈다는 전화를 받고 B 씨 및 C 씨에게 연락을 했는데, 알려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함. 박 전 시장이 ‘A 씨와 4월 사건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

◇2020년 7월 9일
- 임 특보가 오전 5시13분경 비서실장 F 씨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8일) 공관에서의 언급내용을 전달하며 정보 출처에 대해 ‘국회의원 E 씨가 여성단체 쪽에서 듣고 알려줬다’고 말함

- 임 특보(A 씨의 고소 몰랐던 것으로 추정)가 오전 7시9분경 시민단체 대표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하는 것인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인지,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인지 알려주면 안되겠냐’고 묻자 B 씨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

- B 씨는 오전 7시16경 임 특보에게 ‘내가 이제 관련인이 되어서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

- 박 전 시장(A 씨의 고소 몰랐던 것으로 추정)은 오전 9시15분~10시5분 공관에서 F 씨와 독대를 하면서, ‘A 씨가 여성단체와 함께 뭘 하려는 것 같다. 공개되면 시장직을 던지고 대처할 예정이다. 그 쪽에서 고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함

- 박 전 시장이 오전 10시44분경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긴 채 공관을 나옴

- 박 전 시장이 오후 1시24분경 임 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라는 텔레그램을 보내고, 오후 1시39분경 비서실장 F 씨와 통화하며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고 말함

- 오후 3시39분경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김. 연락 두절되자 딸이 오후 5시17분경 경찰에 실종 신고

◇2020년 7월 10일
- 오전 0시30분 박 전 시장이 북악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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