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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영도조선소 자리 부동산 개발 뻔해…동부건설 우선협상자 선정 취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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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대책위, ‘한진중 매각’ 진행에 강력 대응 촉구

[경향신문]

경향신문

부산항 북항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시민들은 조선소가 투기자본에 매각되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개발이익을 노린 초고층 아파트만 건설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진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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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만㎡ 명당’ 택지개발 우려
“컨소시엄 사모펀드가 몸통
채권단 산업은행 투기 조장”

“조선소 자리에 아파트를 지을 게 불 보듯 뻔합니다.”

지난 29일 부산시청 앞.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 저지와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우선협상자 선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사실상 재무투자자인 사모펀드들이 몸통”이라며 “부동산 개발을 노린 투기자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단위의 막대한 부동산 개발 이윤에 혈안이 돼 노동자의 일자리를 없애고 지역경제를 망칠 투기자본에 한진중공업을 매각하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인데 왜 앞장서서 지역 조선산업과 일자리를 망치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가”라고 반문했다.

2천명 일자리·협력사 100곳
부산경제 버팀목 사라질 판
“시, 용도변경 불허 선언을”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에 위치한 한국 최초의 철강조선소다. 한때 부산·경남지역 노동자 1만명이 일한 곳이었다. 지금도 2000명의 일자리와 협력업체 100곳을 통해 부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자본잠식에 빠져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대주주가 지분을 전액 감자하면서 채권단이 소유, 경영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올해 4월21일 한진중공업 매각을 결의하고 경쟁입찰을 추진해 지난 2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SM상선은 예비대상자로 선정됐다. 실사 후 본계약을 체결하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새 주인이 된다.

이 과정에서 26만㎡ 규모의 영도조선소 부지는 부동산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부산항 북항에 자리 잡은 조선소 부지는 누가 봐도 택지개발을 통해 단기간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명당’이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4일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NH PE-오퍼스PE’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을 정상경영 상태로 회생시키기 위해 구성된 기업재무안정펀드”라며 “조선소 부지 개발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 속속 들어서는 초고층 건물들만 봐도 영도조선소 부지의 미래가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해운대와 부산항 북항에는 ‘엘시티’ 등 초고층 아파트가 지어졌고, 송도 앞바다 쪽에도 초고층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한 시민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고용유지 의무기간을 3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후 조선소 문을 닫고 부동산 투기에 나설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부산시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개발 이익을 추구하면 용도변경(공업부지→상업부지)을 불허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단체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용도변경 불허 선언’ 등 강력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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