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앉아 있는 판사들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
수개월동안 16개월 영아 정인이(입양 전 이름)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해오다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양부모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진정서가 재판부로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이 사건의 피고인 양어머니 장모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부검의에게 재감정을 의뢰했고 살인죄 적용을 재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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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벌해주세요" 재판부에 쌓이는 진정서 수백장…재감정 결과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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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영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입양 전(왼쪽)과 입양 후(가운데, 오른쪽)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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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법원 등에 따르면 16개월 사망 영아의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앞으로 양부모의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는 이날 오전까지 총 405장 접수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홈페이지에 진정서 양식을 올리고 "진정서는 재판 내내 들어가도 된다"라며 "선고일 10일 전까지 들어가면 되니 앞으로 몇 달간은 계속 보내셔도 된다"라며 엄벌진정서 작성을 촉구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부검의 3명에게 입양아 사건의 재감정을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법의학전문가들이 정인이의 진료기록과 증거 사진 등을 통해 사망 원인과 부상 정도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16개월된 입양아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췌장 절단 등 복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한 양어머니 장모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학대 사실을 알면서 방치한 양부 안모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양부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엄벌을 받게 해달라는 국민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공소장 재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아직 부검의 재감정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전국민이 공분하고 있는 사건이고 국민들이 뜻을 모아 진정서를 보낸다는 것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라며 "진정서가 유무죄에 영향을 줄 순 없겠지만 살인죄가 추가 적용된다면 유죄가 나온다는 가정 하에 양형기준 차이가 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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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은 오는 13일…살인죄 추가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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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발언하는 검사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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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사망 영아 사건의 첫 재판기일은 오는 13일이다. 첫 공판일에 직접 검사가 공소요지를 밝히면서 살인죄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의뢰해둔 법의학자들의 재감정 결론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동학대치사와 살인죄는 차이가 크다"라면서도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살인의 고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자료 수집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7시간 넘게 물한모금 주지 않고 여행용 가방 안에 9세 남아를 가두다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붓어머니 A씨(41)에게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앞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를 송치했지만 검찰이 살인죄로 기소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자신이 입양한 영아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좌측쇄골 등에 골절상과 장간막 파열 등 상해를 가해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13일에는 피해자의 등 부위에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 등 복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양아버지 안씨는 아내의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로 아기의 건강이 극도로 약해진 것을 알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해자 전신에 시기가 다른 골절과 피하출혈이 발견됐고 몸무게가 현저히 줄었으며 아내로부터 학대를 암시하는 문자를 받았지만 방임한 혐의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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