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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광화문 옆 1만2000가구 ‘미니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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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 1번 출구를 나서 북아현로를 따라 걸으면 서편에 ‘e편한세상신촌’과 ‘신촌푸르지오’ 등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8월 입주한 ‘힐스테이트신촌’과 함께 모두 입주 1~6년 차인 새 아파트다. 북아현로를 끼고 맞은편으로 건너면 저층 상가와 낡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뉴타운으로 재개발을 추진 중인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이하 북아현2구역)이다. 한 골목 초입에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 강북권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이 투자 열기로 뜨겁다.

북아현1구역 3곳이 입주를 마친 데 이어 북아현2구역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이미 입주한 신축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재개발 지분 가격도 연초 대비 1억~2억원씩 뛰었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북아현뉴타운은 서대문구 북아현로3길 2 일대 약 89만9000㎡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5개 구역으로 나뉘며 이 중 북아현1-2구역(신촌푸르지오)과 1-3구역(e편한세상신촌), 북아현1-1구역(힐스테이트신촌)은 입주를 마쳤다. 북아현2구역과 3구역은 아직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다. 5개 구역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총 1만2000가구 아파트가 들어선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한다.

북아현뉴타운은 행정구역상 서대문구에 속하지만 신촌로를 사이에 두고 마포구 아현뉴타운(1만8000여가구)과 시너지를 내면서 서울 서북권 인기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구역 위치에 따라 지하철 2호선(아현역·이대역)과 5호선(충정로역) 역세권이고 경의중앙선과 신촌역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신촌로, 대흥로, 마포대로 등 주요 도로를 따라 광화문, 공덕, 여의도, 홍대 등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이 인접해 다양한 대학 상권과 편의시설도 함께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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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북아현1구역은 북아현뉴타운에서도 가장 먼저 재개발 사업을 완료했다. 사진은 북아현1-3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신촌’ 단지 전경.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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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구역 4000가구 입주 마무리

▷최초 분양가 대비 시세 2배 뛰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북아현 1구역 사업은 이미 지난해 8월 1-1구역(힐스테이트신촌) 입주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1구역 3곳 사업이 완료되는 동안 e편한세상신촌, 신촌푸르지오, 힐스테이트신촌 시세는 모두 분양가의 2배 이상씩 뛰는 등 가격이 초강세다.

신촌푸르지오(940가구)가 2015년 10월 가장 먼저 입주를 마쳤다. 이화여대와 추계예술대 사이에 위치한 신촌푸르지오 전용 84㎡ 최근 호가는 15억8000만~16억9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전용 84㎡B타입 아파트 2채가 각각 15억4000만원(14층), 15억4500만원(18층)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월 실거래가(13억6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올랐다. 아현역을 나와 오르막길을 500m가량 올라가야 하는 신촌푸르지오는 비교적 고지대에 위치하고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이유로 2015년 분양 당시 미분양됐던 곳이다.

단지 규모가 더 크고 지하철역과도 가까운 e편한세상신촌(1910가구)은 2017년 3월 입주했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 사이에 위치한 덕분에 단지 내 어느 동에 살아도 지하철과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 12월 전용 84㎡D타입이 16억3000만원(13층)에 실거래됐고, 저층 매물은 15억원 초반대에, 중층 매물이 16억원 초반대에 나와 있다. 단지 입구와 101동에서는 17억5000만원을 받겠다는 집주인도 있다.

가장 최근에 집들이를 마친 곳은 힐스테이트신촌(1226가구)이다. 신촌푸르지오보다 북쪽에 위치해 지하철역과는 거리가 가장 먼데도 단지 규모가 크고, 단지 주위로 서울중앙여중·고, 한성중·고, 북성초 등의 학군이 형성돼 있는 게 장점이다. 입주가 마무리돼가던 지난해 10월 전용 84㎡ 입주권이 14억7000만원에 팔린 이후 거래가 끊겼는데 최근 호가는 15억9000만~16억5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2019년 말 평균 12억원대에 사고팔리던 아파트다. 2018년 힐스테이트신촌이 분양될 당시만 해도 평균 분양가는 3.3㎡당 2500만원, 전용 84㎡가 8억원 중후반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대비 2배나 가격이 뛰었다. 전셋값은 8억5000만~9억원 수준이다.

북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도심과 가까운 입지인 데다 대단지이다 보니 주거 선호도가 높다”며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미만 매물은 바로바로 주인을 찾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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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북아현2구역 차례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용적률↑

북아현1-1구역, 1-2구역, 1-3구역을 통틀어 4000여가구 주거타운이 형성되고 아파트값도 많이 오르면서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던 인근 북아현2구역·3구역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속도는 늦지만 2구역, 3구역 규모가 1구역보다 크기 때문에 사업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도 모은다. 현재 2구역은 2356가구, 3구역은 4757가구 규모다.

북아현2구역과 3구역은 각각 2009년과 2011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던 참이었다.

북아현2구역은 상가 보상 문제와 조합 내 다툼으로 골머리를 앓던 곳. 그러다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북아현2구역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 2009년 조합이 설립된 지 11년 만이다. 건축심의는 개발 인허가에 앞서 도시 미관과 공공성 확보 등을 따져보는 절차다. 재개발 사업 절차 중에서도 까다로운 단계로 꼽힌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사업변경인가 등의 동의를 위한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을 거치게 된다”며 “2021년 중반쯤에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아현2구역 시공은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맡았다. 재개발을 마치면 12만3260㎡ 대지에 지하 3층~지상 29층, 임대주택 401가구를 포함한 아파트 2356가구와 오피스텔 25실이 들어선다. 당초 용적률 231%만 적용받아 1714가구를 지을 예정이었는데, 지난해 1월 서울시로부터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용적률이 260.41%로 상향되고, 아파트도 642가구 늘었다. 특별건축구역은 도시경관 보호와 창의적인 디자인 유도 등을 위해 시가 지정하는 구역이다. 창의적인 건축물을 지으면 높이와 건폐율, 용적률 등에서 건축 규제 완화를 적용받는다. 북아현2구역은 구릉 지대에 맞춰 아파트를 짓는다.

2구역 건축심의 통과로 재개발 사업이 진척을 보이자 급매물이 거래되고 연초 대비 호가를 1억~2억원씩 높인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감정가가 2억5000만원 정도 되는 빌라(대지지분 26~33㎡)에 웃돈이 8억원 정도 붙어 10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온다.

전용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약 7억5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조합원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5억원. 결국 전용 84㎡ 입주 가능한 매물을 지금 매입한다면 입주 시점까지 총 투자금액이 15억5000만원인 셈이다. 북아현1구역에서 시세가 가장 높은 e편한세상신촌 전용 84㎡ 최근 실거래 가격(16억3000만원)을 감안하고, 뉴타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현 시세 기준으로도 1억원 정도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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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한 북아현2구역.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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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퍼즐 3구역

▷3600가구 → 4757가구로 크게 증가

마지막 북아현3구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며 북아현2구역보다는 1년 정도 사업이 뒤처져 있다. 2구역과 마찬가지로 서울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규모가 커졌다. 3600가구였던 당초 계획보다 1157가구 더 지어 총 4757가구 초대형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임대주택도 800여가구 포함돼 있다. 북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업성이 높아졌다”며 “사업 속도가 조금 더 빠른 2구역 시세를 좇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3구역 시세는 사업 진행 속도가 더 빠른 2구역보다는 웃돈이 조금 낮게 붙어 있다. 감정가액이나 대지지분이 비슷하면 2구역 대비 1억~2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온다.

김근영 아현미래공인 대표는 “최근 취득세 양도세 중과 때문에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두 구역 모두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북아현3구역도 특별건축구역이어서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북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2022년 상반기 관리처분계획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내년 3월쯤 건축심의에 들어가 3개월 후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북아현뉴타운은 도심, 여의도로 출퇴근 가능한 직주근접 입지라는 점에서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는다. 다만 북아현2구역, 3구역 시세가 급등했지만 지형적으로 경사지가 많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3구역은 서대문역 뒤편 인창고부터 충정로역~아현역 일대를 따라 언덕이 많고, 2구역은 구역 중앙으로 갈수록 경사가 가팔라진다. 재개발 구역 대지가 크다 보니 조합원 분양을 진행해도 지하철역과 먼 언덕배기 동·호수를 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건축심의를 통과하거나 앞뒀어도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나면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이주, 철거, 착공까지 마친 뒤에 일반분양을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3~4년은 족히 걸린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북아현뉴타운은 도심, 여의도로 출퇴근 가능한 직주근접 입지”라면서도 “이미 상당한 웃돈이 붙어 있는 만큼 남은 사업 기간을 감안해 재개발에 투자할지, 인근 신축 아파트를 매입할지 꼼꼼히 비교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1호 (2021.01.06~2021.01.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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