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하원 회의장 입구서 무장대치
펠로시 하원의장, 주방위근 지원 요청
트럼프 평화시위 당부했지만, 무력행사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인증하는 의회 일정이 예정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미 의사당에 난입해 의회 일정이 전격 중단됐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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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짓는 미 의회 상·하원 회의에 반발, 의회로 난입하면서 의회 일정이 전격 중단됐다.
의원들은 긴급 대피에 나섰고, 하원 회의장 입구서 무장대치 상태가 벌어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의회에 주방위군 지원을 요청하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하원이 합동회의를 열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오후 1시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들었다.
수백명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건물 쪽으로 난입하면서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포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고, 상·하원 회의는 전격 중단됐다.
이들은 워싱턴DC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다 의회로 행진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경찰이 제지했지만 막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평화 시위를 당부했지만, 이들의 행진은 무력 행사로 변질됐다.
일부가 의사당 건물 안까지 진입하면서 결국 의사당은 봉쇄됐다. 경찰은 최루가스까지 동원하며 해산을 시도했으나, 일부 무장까지 한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상원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상·하원 의원들은 대거 회의장을 떠났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에서 선출된 선거인단이 지난달 14일 실시한 주별 투표 결과를 최종적으로 인증하며 바이든의 당선인 신분을 법적으로 확정하는 절차는 미뤄졌다. 현재 바이든 당선인은 306명,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과거 이 과정은 의례적인 행사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두 달간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함에 따라 바이든의 당선인 신분 확정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동조해 이의 제기에 나서면서 결과 확정까지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여러 주가 사기와 부정행위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 표를 바로잡고 싶어한다. 마이크 펜스가 해야 할 일은 각 주에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마이크, 크게 용기를 낼 때다!"라고 썼다. 펜스 부통령을 향해 대선 불복의 전면에 서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회의 시작 몇 분 전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은 선거인단 투표를 폐기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서약은 내가 어떤 투표가 계산되고 계산되면 안 되는지에 관해 결정할 일방적 권한을 주장하도록 하는 것을 제약한다"고 말했다.
또 부통령에게 대선을 둘러싼 논쟁을 결정할 권한을 주는 것은 헌법의 설계와 완전히 상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공화당 의원이 애리조나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초반부터 격렬한 논쟁이 오가는 양상으로 변모했다.
하원과 상원의 의원 각각 1명 이상이 이의를 제기하면 의회는 이를 공식 안건으로 채택한 뒤 2시간 동안 토론을 거쳐 해당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할지를 표결해야 한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3곳에서 6곳의 주 선거인단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곳당 토론과 개표에 2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할 경우 당선인 확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다만 특정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무효로 되려면 이 안건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돼야 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이 다수석인 하원이 이를 받아들일 리 없고, 공화당 역시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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