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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트럼프 측근 줄사임 속···"악몽 끝내자" 공화당마저 탄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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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 교통장관,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 사임

밀러 국방, 울프 국토안보 장관대행, 시위 비판

"대통령 하루도 더 재임 안 돼…직무정지 해야"

민주당 이어 공화당도 직무정지·탄핵 논의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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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은 7일 사의를 표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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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사태를 선동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행정부 각료들이 줄줄이 사임하고, 대통령 직무를 정지하는 수정헌법 25조 적용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은 7일(현지시간) 전날 있었던 의회 내 폭력 사태를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매우 충격적이고, 전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며 이 문제가 "그냥 제쳐놓을 수 없을 정도로 나를 괴롭혔다"고 썼다. 차오 장관은 의회 점거 사태 이후 사의를 표명한 트럼프 행정부 각료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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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인 차오 교통 장관과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부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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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인 차오 장관은 의회 내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부인이다. 매코널 대표는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왔으나, 의회의 바이든 당선인 승리 확정을 앞두고 돌아섰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승리 확정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벳시 드보스 교육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보내 '엑소더스 행렬'에 합류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 중대사를 방해하기 위해 의사당을 점거한 폭력시위대가 만든 난장판을 치워야 한다"면서 "당신의 말이 그 상황에 끼친 영향은 분명하며, 그것이 내겐 변곡점이 됐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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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임한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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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의회 점거 사태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영방송 NPR 등이 보도했다. 포틴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해 북핵과 한반도 문제를 다뤘으며, 2019년 NSC 넘버2로 승진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 상륙했을 때 핵심 참모 가운데 가장 먼저 심각성을 간파하고 중국과 유럽에서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백악관에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대응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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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그리셤 미국 영부인 비서실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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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을 지내고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 비서실장을 맡아온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믹 멀베이니 북아일랜드 특사도 사임을 알렸다. 라이언 털리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 국장, 새라 매튜스 부대변인도 사임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일부 장관들은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폭력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의회 폭력 사태를 "헌법 원칙과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하면서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평화적으로 권력 이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폭력사태를 "비극적이고 역겨운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규탄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울프의 장관 지명을 철회했다.

사상 초유의 의회 점거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선을 넘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임하는 관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임기 종료를 불과 13일 남겨두고 사임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공백을 초래할 뿐 아니라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들이 사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이크 리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이 사임을 만류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CNN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장 등에게도 사임하면 안 된다고 설득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의 사임이나 대선 불복에 대한 비판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의 대선 압승 주장을 묵인하거나 불복에 동조하다가 인제 와서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오히려 바이든 차기 행정부로의 인수·인계를 방해한다는 비판이다. 이를 인식한 듯 차오 장관은 서한에서 후임인 피트 부티지지 장관 지명자의 업무 인수를 돕겠다고 밝혔다. 차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임기 종료를 9일 앞둔 오는 11일 사임한다.

"대통령 하루도 더 재임 안 돼…직무 정지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선동했다는 비판이 확산하면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정 헌법 25조에 따라 대통령 직무를 정지하거나, 비록 1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의회가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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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내각에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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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부통령과 내각에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부통령과 내각이 이를 거부하면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하루라도 더 재임해서는 안 된다"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 문제를 규정한 조항이다.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수가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선언하고 의회에 서한을 보내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에 직무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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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정지를 요구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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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중심의 논의에 공화당도 가세했다. 공화당 소속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은 "어제 대통령은 국민과 의회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본 반란을 부채질하고 불붙였다"며 "악몽을 끝내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남은 몇 주라도 국민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제정신인 선장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직무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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