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단체 및 아동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홀트아동복지회 특별감사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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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인해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입양아 정인이의 양모 장모씨(34)와 양부 안모씨(36)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씨는 검찰이 제기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다가, 공소장에 적시된 일부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태도가 변화됐다. 안씨는 쏟아지는 구체적 학대 정황에 아내의 이전 주장을 반신반의하며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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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모 "뼈 부러질 만큼 때린 적 없다"더니…돌연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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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변호인을 통해 지난 7일 사과와 함께 범행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변호인은 이날 국민일보에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데에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사소한 체벌 외에는 검찰이 제기한 혐의들을 부인하던 모습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변호인은 "장씨가 자신이 가한 체벌로 인해 아동의 뼈가 부러졌을 가능성 등도 생각해 봤다고 한다"며 "다만 장씨가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 변호인에게도 아직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재판에서 확실한 입장을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씨는 아이에게 미안하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면서도 검찰 조사에서 "말을 듣지 않을 때 손찌검을 한 적은 있지만 뼈가 부러질 만큼 때린 적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또 쇼파에서 뛰어내리며 아이를 발로 밟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서는 놀라서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부 안씨는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하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안씨를 면담한 변호인은 "안씨가 아내의 여러 학대 정황들이 언론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나오는 걸 보면서 아내를 믿는 게 맞는 것인지 혼란을 겪으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그림이 놓여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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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 "내가 뭔 말을 할수 있겠나…죄송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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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 안씨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6일 중앙일보에 "아이가 그렇게 됐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 죄송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씨의 직장 동료들은 그를 '차분하고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안씨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사진 속 안씨 부부의 모습은 평범하고 사이 좋은 모습이었다.
안씨는 정인이가 숨진 지난해 10월 다니던 회사에서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후 지난 5일 회사가 해임 처분을 내리기 전에 안씨가 먼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회사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저 때문에 많은 분이 고초를 겪었다"고 했다. 또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 경황이 없어서 방송도 기사들도 제대로 보지 않는 상황이다. 죄송할 뿐"이라고만 언급했다.
앞서 그는 정인이가 숨진 지 5일 뒤인 지난해 10월18일 진행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와의 인터뷰에서 "세 번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은 건 입양에 대한 편견 때문으로 생각한다. 저희는 그렇게 주장할 것"이라며 자신들을 향한 아동학대 의혹에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그러면서 "첫째는 10개월 기다려서 나왔다면 얘(정인이)는 2년 기다려서 저희에게 왔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인데 황망하게 간 것이 슬프다"며 "(아이가 죽었음에도) 슬퍼할 기회도 주지 않고 죽음이 우리 때문이 아니란 것을 반론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도 토로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안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재판이 시작되면 안씨의 친자에 대한 보호 조치 이후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될 가능성도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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