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주 과반' 하원서 탄핵안 가결 전망 속 CNN "공화 찬성표 10명 안팎 예상"
공화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 단일대오와 대비…이번엔 지도부도 당론 아닌 자유투표 지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존 캣코(공화·뉴욕) 하원의원[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탄핵안 찬성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임기가 일주일가량 남은 현직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싼 '친정' 공화당 내부의 균열 기류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에 따라 13일 하원 표결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공화당 내 반란표가 실제 어느 정도 나올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미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존 캣코(뉴욕)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리즈 체니(와이오밍) 하원의원,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 등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잇따라 공개 선언했다.
애덤 킨징어(공화·일리노이) 미 하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킨징어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의사당을 습격한 폭도들을 선동했으며 이에 따라 탄핵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에 올라온 탄핵안 조항들을 평가한 결과, 치명적인 내란을 선동한 이러한 행위가 탄핵할 가치가 없다면 무엇이 탄핵 가능한 혐의인가 하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는 탄핵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킨징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이) 가장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게 됐다. 옳은 방향으로 표결할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존 캣코(뉴욕) 하원의원이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 "나는 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커밍아웃'했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응분의 결과 없이 이 공격을 선동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그 이유로 나는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그냥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리즈 체니(공화·와이오밍) 미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곧이어 리즈 체니(와이오밍) 하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의회를 공격한 폭도들을 불러모아 공격의 화염에 불을 붙였다며 "그 뒤로 일어난 모든 것이 그가 한 행위"라며 탄핵안 찬성 표결 입장 발표에 가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그리고 단호하게 지지자들을 멈추도록 개입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이보다 더 큰 미국 대통령의 직과 헌법에 대한 반역은 없었다"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혀온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하원의원은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으로,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넘버3'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행보에도 공개적 비판 입장을 취해온 체니 하원의원은 지난 11일 공화당 의원들과의 전화에서 탄핵안 투표를 '양심의 투표'라고 표현했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하원은 오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하원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CNN방송은 공화당 하원의원 대다수는 탄핵안에 반대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10명 안팎이 이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공화당 참모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드라이브가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공화당 내에서 '공격 불가'였던 트럼프의 행위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많은 공화당 의원들을 곤경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 참모들에 따르면 이번 하원 탄핵안 표결과 관련, 공화당 지도부는 반대 표결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2일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을 당시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 표결' 당론을 정하고 이탈 방지에 주력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전원 반대표를 던지면서 단일대오를 구축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이번에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의원들이 잇따르는 것은 친(親)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그 대응을 놓고 공화당이 얼마나 깊이 갈라져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CNN은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