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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공화하원 넘버3도 트럼프 탄핵안 찬성…'이탈 속출' 반란표 주목(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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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하원의원 4인 탄핵찬성 공식 선언…"공화 찬성표 10명 안팎 예상"

공화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 단일대오와 대비…'트럼프 결별' 지도부도 사실상 방치

'친정' 공화당내 脫트럼프 움직임 가속화 속 상원서 탄핵 가능성 높아지나 관측도

연합뉴스

리즈 체니(공화·와이오밍) 미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공화당 하원 서열 3위 인사를 비롯, 일부 의원들이 탄핵안 찬성에 속속 가세했다.

임기가 일주일 가량 남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친정' 공화당내 탈(脫)트럼프 기류가 표면화함에 따라 제2의 탄핵 정국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13일 하원 표결에서 반란표가 실제 어느 정도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최종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존 캣코(뉴욕)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공화당 하원 '넘버3'인 리즈 체니(와이오밍) 의원총회 의장,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 프레드 업턴(미시간) 하원의원 등 하원의원 4명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잇따라 공개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례 없는 제2의 탄핵 추진이 드라마틱한 초당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언론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로, 공화당 지도부 인사인 체니 의원총회 의장이 탄핵안 찬성의 선봉에 선데 대해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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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혀온 체니 의장은 캣코 하원의원의 입장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의회를 공격한 폭도들을 불러모아 공격의 화염에 불을 붙였다며 "그 뒤로 일어난 모든 것이 그가 한 행위"라고 직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그리고 단호하게 지지자들을 멈추도록 개입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이보다 더 큰 미국 대통령의 직과 헌법에 대한 배반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를 공개 비판해온 체니 의장은 지난 11일 공화당 의원들과의 전화에서 탄핵안 투표를 '양심의 투표'라고 표현한 바 있다.

탄핵을 진두지휘하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체니 의장의 발표에 대해 "취임 선서를 지킨 것은 좋은 일"이라고 환영하며 보다 많은 공화당 하원들의 합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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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존 캣코(공화·뉴욕) 하원의원[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캣코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 "미국의 대통령이 응분의 결과 없이 (의회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나는 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커밍아웃'했다.

3번째로 탄핵안 찬성 입장을 밝힌 킨징어 의원은 성명에서 "치명적인 내란을 선동한 이러한 행위가 탄핵할 가치가 없다면 무엇이 탄핵 가능한 혐의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또한 프레드 업턴 의원도 탄핵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대변인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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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킨징어(공화·일리노이) 미 하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탄핵소추안의 13일 하원 가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원내 탄핵 심판 향배를 엿보게 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어느 정도 찬성에 가담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CNN방송은 공화당 하원의원 10명 안팎의 이탈이 점쳐진다고 예상된다고 공화당 참모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도 12명 이상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WP가 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특히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 지도부 상당수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철통 엄호하며 단일대오의 방어 전선을 구축,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었던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때와는 공화당의 기류가 확연히 대비되고 있다.

실제 지도부는 이번에 반대 표결을 강제하는 대신 의원들 개개인의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하는 등 사실상 방치한 듯한 흐름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내심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흡족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고,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불신임안' 카드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수 주째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에 회신하지 않고 있으며 매우 격노한 상태라고 WP가 전했다.

이번 하원 탄핵안 표결에서 공화당내 무시 못 할 규모의 반란표가 나올 경우 상원 기류에도 여파를 미치며 탄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탄핵안이 최종 상원 관문을 넘으려면 공화당 상원의원 최소 17명이 찬성해야 한다.

WP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탄핵안 찬성이'분수령적인 순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선언했던 첫 번째 탄핵 때에 비해 정치적 풍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면 떠난다'고 말하는 것 이외에 딱히 방어할 의향을 보이지 않은 채 어쩔 줄 몰라 하며 속수무책으로 무기력한 모습이라고 WP가 두 명의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고문팀은 탄핵 시도에 맞서 싸울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법률팀도 1차 탄핵 때와는 달리 의원들을 별도로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한 행정부 당국자가 WP에 전했다.

CNN은 공화당 지도부 기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공화당의 탈(脫)트럼프 움직임은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움직임 이래 트럼프에 대한 가장 격렬한 반발이라고 촌평했다.

그러나 이날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 첫 공개 행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및 직무박탈 시도를 맹비난하며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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