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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키백과 설립자 "알고리즘이 가짜뉴스 확산…인간은 이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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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웨일스, 설립 20주년 인터뷰…"가짜뉴스 대항하려면 저널리즘이 중요"

"민주주의는 여전히 승리 중…나무위키 들어봤다, 우리랑은 달라"

연합뉴스

위키백과 설립자 지미 웨일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저는 여전히 인간의 이성과 집단지성을 신뢰합니다. 온라인의 가짜 뉴스와 극단주의는 클릭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부추기는 것입니다."

인터넷 지식백과 '위키백과'(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54)는 위키백과 설립 20주년(15일)을 앞둔 14일 연합뉴스와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가짜 뉴스에 대항하려면 공신력 있는 저널리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더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 계속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웨일스와의 일문일답.

-- 위키백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했나.

▲ 위키백과 커뮤니티의 정말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7천개 이상의 게시글을 통해 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를 전달했다. 2020년 10월부터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을 시작했다.

-- 위키백과가 20주년을 맞이했다. 위키백과는 인터넷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 위키백과는 자선을 목적으로 하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다른 웹사이트와 다르다. 알고리즘을 사용하지 않으며, 낚시성 미끼로 이용자를 유인하지도 않는다.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악용하지도 않는다.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다.

--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가짜 뉴스가 큰 사회적 문제다. 위키백과는 가짜 정보를 입력하려는 시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우리가 강경하게 유지하는 원칙은 가장 신뢰도 높은 출처에서 정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나 AP처럼 가장 역사가 깊고 공신력 있는 언론사에서 정보를 가져온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격을 입증할 수 없고 역사가 없는 언론사나 웹사이트는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저널리즘이 중요하다고 아주 강하게 믿는다. 소셜미디어에서 무분별하게 퍼지는 정보는 수용할 수 없다.

연합뉴스

20주년 맞은 위키백과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인터넷 지식백과 '위키백과'(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사진)가 위키백과 설립 20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웨일스는 "여전히 인간의 이성과 집단지성을 신뢰한다"며 "가짜 뉴스와 극단주의는 클릭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2021.1.14 hyo@yna.co.kr (끝)



--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가짜 뉴스가 계속 사회적 문제가 되는 지금도 집단지성을 신뢰하는가.

▲ 그렇다. 가짜뉴스나 극단주의적 관점은 클릭이나 바이럴을 강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부추기는 것이다. 그것들은 관심을 끌고, 쉽게 공유하게 만들고, 무언가에 동의하거나 반대하거나 짜증을 내도록 만든다. 그런 것이 문제다.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알고리즘이 극단적인 것을 보도록 강요하고, 그런 것을 더 유명해지게 만든다.

-- 그러나 미국에서는 최근 민의의 전당인 의회가 공격받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의 미래는 여전히 긍정적인가.

▲ 그렇다. 나는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하는 것을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의회나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대다수 사람은 그런 행동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자유를 유지하고, 늘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는 '나무위키'가 위키백과만큼 성장했다. 나무위키는 객관적인 사실에 작성자들의 주관을 섞어 인기를 끌었다.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남성중심주의적이고 상당수 게시글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주관이 섞인 인터넷 백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나무위키를 들어봤다. 한국어를 몰라서 읽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미국에도 '언사이클로피디아'(Uncyclopedia)라는 곳이 있다. 유머러스하고 농담을 섞는 곳이다. 우리랑은 아주 다르다.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하고, 여성혐오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글쎄, 그런 사이트들은 그냥 우스개(joke)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 위키백과가 나무위키보다 재미가 없다는 평을 듣곤 한다. 정보 전달과 재미를 모두 추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 지금의 위키백과가 좋다. 바꿀 생각은 없다. 물론 위키백과가 지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농담을 섞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매체들이 있으니까. 뉴스를 전달하는 코미디 쇼 같은 프로그램이 정보 전달과 재미를 모두 준다고 본다.

연합뉴스

20주년 맞은 위키백과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인터넷 지식백과 '위키백과'(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사진)가 위키백과 설립 20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웨일스는 "여전히 인간의 이성과 집단지성을 신뢰한다"며 "가짜 뉴스와 극단주의는 클릭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2021.1.14 hyo@yna.co.kr (끝)



-- 최근 한국에서는 인공지능(AI) 챗봇을 성적 도구로 삼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터넷 윤리가 화두가 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인터넷은 더 큰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 위키백과의 경우 무언가를 향한 공격이나 혐오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가장 오랫동안 지켜온 규칙이다.

AI 챗봇의 경우 사람들이 아마도 '어떻게 반응하는지' 테스트하려고 그랬을 것 같다. 어디에나 못된(nasty)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이들을 윤리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 위키백과는 인터넷에서는 이제 전통적인 텍스트 매체가 됐다. 동영상 시대에 적응하고자 시도할 것인가.

▲ 아니다. 위키백과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잘하고 있다. 물론 비디오·영상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영상이 우리가 추구하는 도구는 아니다.

지식 종류에 따라 유용한 매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에 자전거 고정대를 설치한다면 나도 유튜브를 찾아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를 공부한다면 다양한 글을 읽겠다.

-- 여전히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는가.

▲ 최근 미디어와 인터넷 알고리즘이 비이성적인 사람을 조금 더 극대화해서 보여주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재현이 아니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은 이성적이라고 믿는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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