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신임 주일본 대사는 17일 한·일 역사갈등 문제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직접 만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전했다.
강 대사는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한·일은 강제동원 배상 판결 관련 적잖은 갈등을 겪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라며 “그 과정에서 역사문제와 경제문제가 뒤엉키면 한·일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특히 최근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을 언급하며 “대응 과정에서 지난날의 오류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가능성에 대해선 “ICJ 제소 말고도 한·일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중재를 맡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만일 응하게 되면 여기(제3국 중재)에 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2019년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근거해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청하자, 이에 응하지 않은 채 ‘1+1’(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에 따른 위자료 지급)안을 제안한 바 있다. 강 대사의 발언은 강제징용이 아닌 위안부 문제에 국한해 ‘제3국 중재’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정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강 대사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해법과 관련해선 “서로 명분과 원칙을 지켜가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파악한 것만 12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법은 법이고, 정치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강 대사는 오는 22일 현지에 부임한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아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와 양국 협력체제 강화를 위해 애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께서)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스가 총리를 만나서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역사디자인연구소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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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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