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시장에서만 11.5조…작년 한해 4분의 1
종목별 쏠림도 심해…‘빚투’ 경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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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초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유례없이 강했던 지난해 투자 열풍을 넘어서는 수준이라 우려와 경고음이 잇따라 나올 정도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불고 있는 공모주 바람도 강해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15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주식은 11조5천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 순매수 2조5천억원을 합하면 14조원에 이른다. 유례없이 맹렬한 순매수 흐름이다. 투자 열기가 높았던 지난해 1월 첫 10거래일(2~15일) 동안 코스피시장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4천억원이었다.
새해 첫 열흘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 작년 1년치(47조5천억원)의 4분 1가량을 사들였다. 코스닥 쪽 2조5천억원을 합한 액수 14조원은 지난 한 해 전체 순매수 63조8천억원(코스피 47조5천억원+코스닥 16조3천억원)의 20%를 넘는다. 그야말로 주식을 쓸어담았다고 해야 할 정도다. 이러고도 증시에 투입될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고객예탁금은 67조8천억원(14일 기준)에 이른다. 개인들의 매수 여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해 첫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맹렬한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기관은 13조6천억원(코스피 11조9천억원+코스닥 1조7천억원), 외국인 투자자는 5천억원 가량(코스피 168억+코스닥 436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 위주의 강력한 순매수 흐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14일 <한겨레> 인터뷰)라거나 “과도한 차입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감내하기 어려운 손실을 볼 수 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15일 기자간담회)는 경고의 목소리는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사정을 보여주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7일 처음 20조원을 넘겼고, 14일 기준 21조3천억원까지 불어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기는 기업공개(IPO)시장에서도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 못지않은 공모주 열풍이 새해 초부터 거세게 불고 있다. 올해 첫 기업공개 사례인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 회사인 엔비티(NBT)의 일반 청약에서부터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깼다. 엔비티가 지난 12~13일 공모 주식의 20%인 17만주에 대한 일반 청약을 실시한 결과, 접수 물량이 7억3177만주에 이르러 44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역대 1위인 이루다(작년 8월 상장)의 3천 대 1을 가볍게 넘어섰다.
일반 청약을 앞둔 선진뷰티사이언스(18~19일), 씨앤투스성진(19~20일)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이 각각 1431대 1, 1010대 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엔비티(1425대 1)보다 높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증시 상장 예정 기업이 120~140개사에 공모금액은 10조5천억~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공모금액(5조9천억원)이나 최근 5년 공모액 평균치(5조5천억원)의 두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해 못지않은 주식 투자 붐, 공모주 열풍과 함께 개인 투자 종목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 또한 주목된다. 올해 들어 10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열흘 동안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순매수 총액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삼성전자 우선주 순매수 1조2천억원을 합하면 이 비중은 60%를 넘는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엘지(LG)화학, 순매수액은 6000억원 수준이었다. 기관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에스케이(SK)로 1500억원어치였다.
개인들이 강력한 순매수세를 보인 동안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어 8일 3152.18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가 15일에는 3085.90으로 물러났다. 3000선을 넘은 뒤 3050 아래(8일 장중 3040.11)로 떨어진 적도 있다. 지수 3000대 안착을 두고 엇갈리는 전망이 나올만한 흐름이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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