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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트럼프, 취임날 비상사태 선포하나…“불법 이민자 추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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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멕시코 국경인 텍사스 이글패스 지역의 국경 철책을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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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이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취임 첫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 자산까지 이를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자의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즉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내년 1월 취임 첫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 장벽 건설과 이민자 구금 및 추방에 국방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군 기지를 불법 이민자 추방 전 수용 시설로 활용하고 군용기를 이민자 추방에 이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조처가 적법한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또한 트럼프 쪽은 다른 범죄를 짓지 않은 불법 이민자들을 추적하지 않는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폐지하고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결정하는 이민 법정 절차 신속화 등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쪽은 우선 이민법정에서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 약 130만명의 추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으나, 국토안보부는 2022년 기준으로 약 1100만명으로 추정했다. 트럼프는 미국 내 전체 불법 이민자 수가 2천만명이라며 이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불법 이민자 추방을 하려면 예산부터 확보해야 한다. 비영리단체인 미국이민위원회 평가를 보면, 미국 전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서는 10년 이상 동안 약 9680억달러(1354조원), 해마다 880억달러(123조원)가 필요하다. 트럼프는 지난주 엔비시(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돈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추진 의사를 강조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당국자들이 이미 멕시코와의 접경지대 국경 장벽 건설 재개 및 인도적 망명을 불허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이미 작성해 둔 상태다. 또 미국 망명을 위해 멕시코에서 여러 해 대기할 수도 있는 ‘멕시코 잔류’ 정책의 부활도 멕시코 당국과 교섭하고 있다. 이 정책은 트럼프 1기 때 시행됐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섰던 2021년 폐지된 정책이다.



특히 트럼프 진영은 아이티·베네수엘라·아프가니스탄·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에서 온 이들의 ‘임시적 보호 지위’ 취소를 추진할 생각이어서, 미국의 향후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더구나 미국 공화당은 이미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고 하원에서도 다수당 지위 유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이민 관련 정책 입법을 공화당이 적극 뒷받침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이민 문제를 담당할 각료도 강성 인물이 거론된다. 트럼프 1기 때 이민 정책 설계자로 꼽힌 스티븐 밀러가 고위직으로 백악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는 새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일자리를 빼앗고, 주택가격을 앙등시키는 등 미국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범죄율은 기존 주민보다도 낮다는 통계가 있는 등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검증되지 않았다. 경제계에서는 급속한 이민자 대량 추방은 노동력 부족을 가중해, 물가 앙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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