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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대구에 유감? 그런 정부가 유감스럽다” 권영진 대구시장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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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조정안 시행 하루 전 정부가 지침 바꿔”

권 시장 “정부 지침 준수했는데 주의라니”

조선일보

권영진 대구시장/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정부를 상대로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후 11시까지 식당과 유흥시설 영업을 연장하기로 한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해 정부 방역당국이 “주의를 줄 예정”이라고 표현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권 시장은 1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구형 거리두기 조정안은) 지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장이 조정 가능하다는 정부 지침을 따라 결정했고 인접한 경북도와도 협의한 것”이라면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을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주의니 유감이니 하는 납득할 수 없는 표현으로 마치 대구시가 엇박자를 낸 것처럼 발표한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대구시는 유흥시설 5종 중 접촉과 비말 전파 우려가 큰 클럽·나이트 형태의 유흥주점과 콜라텍은 집합 금지를 유지하되, 그 외 유흥시설에 대해선 이를 해제하고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도록 허용하는 ‘대구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지역 상인들의 경제적 타격을 감안해 내린 조치”라면서 “감염병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한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고 했다. 경북 경주시도 카페와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늘리기로 정했다.

조선일보

/일러스트=안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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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시행 하루 전 정부가 ‘안된다’ 통보”

대구시는 16일 시점에선 조정안이 정부 방역 지침에 위배될 부분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16일 기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전국 지자체에 통보한 완화 불가 조치 대상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파티룸 집합금지' ‘실외 겨울스포츠시설, 백화점·대형마트 방역지침 의무화 조치' ‘숙박시설 방역지침 의무화 조치' 등 4가지다.

즉, 대구시가 조정한 유흥시설 집합 금지 해제와 영업시간 연장 조치는 완화 불가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음날 정부 방역당국은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시의 조치는 사전 협의가 없었고 많은 지자체가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대구시에) 이 문제에 대한 주의를 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6시쯤 완화 불가 조치 대상에 ‘유흥시설 5종, 홀덤펌에 대한 집합 금지' ‘시설별 21시 이후 운영 제한·중단 조치' 등을 추가한 공문을 지자체에 통보했다.

대구시 입장에선 조정안 시행 하루 전에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게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3시간여만에 대구시와 경주시는 조정안을 철회하고 정부안을 따랐다.

권 시장은 대구시민들에게 “경위야 어떻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힘든 시간을 감내하시는 시민들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계의 위협으로 내몰리고 계신 자영업자분들께 혼란과 상심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권 시장의 소셜미디어에는 “지침을 조변석개하여 제 멋대로 바꾼 정부가 죄송해해야한다”, “충주에서 자영업하는 사람인데, 노력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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