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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24시간 운영' '공무원 3만명 채용' 황당한 설연휴 민생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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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연휴 민생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진 중인 정책들을 담으면서 ‘재탕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내용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경제정책방향(경방), 예산안, 코로나 대책 등으로 발표됐고, 물가 대책도 이미 쌀값이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상황에서 도장찍기용 대책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또 임차료 특별 융자 프로그램과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한다는 대책은 이미 작년 12월 ‘3차 재확산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공무원 3만명과 공공기관 2만6000명 채용, 재정 조기집행, 공공일자리 70만명 1~2월 조기채용 등도 이미 경방과 업무계획 등에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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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한 전통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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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2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설연휴 민생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범부처 내용으로 각 부처가 보고한 내용을 기재부가 취합하는 식이다. 정부는 ▲방역 ▲안전 ▲서민생활 지원 ▲가계·기업 소득기반 확충 ▲지역경제 ▲일자리·금융 패키지 지원 등의 분야에서 대책을 내놨다.

◇재탕삼탕 ‘설 민생 대책’... "이미 오른 물가, 단기간 공급 효과는 글쎄"

정부는 설연휴에도 빈틈없는 의료대응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설 연휴기간 전국 620개소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고 실속 진단검사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또 전국 70개소 8631병상 규모의 감염병 전담병원을 상시 운영해, 의료 공백을 방지하기로 했다. 다만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을 두고, 설연휴 기간 응급실을 24시간 유지하겠다는 대책은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선심성 돈풀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부는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의 부담 경감을 위해 저금리대출인 햇살론youth 공급 규모를 1000억원 추가하기로 했다. 이에 햇살론youth 예산은 1330억원에서 2330억원으로 늘고, 수혜자도 4만4000명에서 7만8000명으로 대폭 증가한다. 또 20대 청년 대상으로 월 15만4000원의 주거급여 분리지급을 설 전 개시하고, 온라인 신청도 2월중 시작할 방침이다.

세종시 한 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겠다는 게 설연휴 민생과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며 "보통 명절 대책은 부처들의 내용을 취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의 물가 관리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16대 핵심 성수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설 연휴전 집중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조류인플루엔자(AI), 작황부진 등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농산물은 전년 대비 1.8배, 축산물은 1.3배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기준 소매기준 쌀 20kg 가격은 5만9870원으로 전년(5만1746원) 대비 16% 올랐다. 평년 가격(4만5906원)과 비교하면 30% 비싸다.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을 만들 때 사용되는 찹쌀의 가격도 급등했다. 찹쌀 1kg은 4951원으로 전년(4431원) 대비 12% 비싸졌다. 삼겹살 100g 가격은 2100원으로 1년 전(1683원)에 비해 24.7% 올랐다.

쌀값을 시작으로 채소류, 과일류, 축산물, 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 급증에 일부에서는 ‘쌀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단기간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서, 잡힐 수 있는 물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였다. 추석은 10월 1일이었다. 추석 전날에 장을 본다고 했을때, 9월 30일 기준으로 소비자가 얼마의 가격에 차례상을 차렸을지를 계산하면, 정부 대책의 효과가 있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9월30일 기준 쌀값은 5만3076원이었다. 평년보다 17.7% 비싼 상태였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국민들은 이미 오른 물가로 추석 차례상를 꾸린 셈이다.

김한호 서울대 농촌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명절 때마다 공급량을 늘리는 데, 국민이 인식할 정도의 사전적 고지가 부족한 것 같다. 이로인해 국민이 체감하는 명절 장바구니 물가와 정부의 대책에는 격차가 크다"며 "단기간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서 물가를 잡을 순 없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가계가 느끼는 물가의 심리적 압박감은 굉장히 클 수 있다. 정부가 좀 더 세밀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공무원 채용이 설 민생대책?... 택배근로자 지원·온라인 성묘는 ‘긍정적’

정부는 올해 직접일자리 사업 104만개 중 70만명 이상의 1~2월에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설민생 대책에 추가했다. 또 사회서비스 일자리 6만3000개 발굴·채용, 공무원 3만명, 공공기관 2만6000명 이상 채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설 민생과는 관련성이 적어보인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2월 발표했고, 기재부도 이틀 전인 지난 18일 업무계획에 반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차관들의 발언을 통해서도 여러차례 공무원 채용 정보가 전달된 바 있다.

다만 눈에 띄는 대책들도 있다. 그동안 명절 대책으로 폭증하는 물동량을 해결하기 위한 물류 대책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생활물류법 통과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필수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처들이 나왔다.

정부는 설연휴 기간 차량·인력 추가 투입으로 작업 강도를 조절하고, 영업소 등 일선 현장에서 심야배송 제한이 준수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강화하기로 했다. 남은 물량은 고객 협의하에 지연배송 실시하고 불이익 조치를 금지시켰다. 또 물류 업계에는 택배 물동량 급증에 대비해 배송차량 추가 확보와 상담인력 증원 등 권고했다.

또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을 위해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의 기능을 고도할 방침이다. 다수 인물의 영정 재생, 음성·동영상 추모, 온라인 차례상 차림, SNS 공유시 안치시설에서 영상으로 재생되는 기능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처 간부는 "같은 내용을 여러 대책을 통해 나눠서 반복으로 발표하다보니, 대책이 새로운 내용인지, 금액과 인원이 예전 대책과 별개인지, 포함된 내용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며 "코로나19 이후 워낙 많은 위원회와 대책들이 나오면서 공무원들의 아이디어가 고갈된 상태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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