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단독]'획기적 주택공급' 위해 '일조권 제한' 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머니투데이


국토교통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획기적 주택공급확대'를 위해 그간 건드리지 않던 일반주거지역 등의 일조권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언급한 서울 저층 노후 주거지에 주택 대거 공급을 위해서는 일조권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설 전 '주택공급대책'에 일조권 규제 완화 담아

24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다음달 설 이전에 발표키로 한 주택공급대책에 일조권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건축법' 및 '건축법 시행령' 상 일명 '일조권 사선 제한'과 '인동 거리 기준' 등이 검토 대상이다. 건축법 외 법을 통한 완화도 검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공동주택 등에 대해 일조권 규제 완화시 주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따져보고 있다"며 "일조권 규제 완화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조권 사선 제한은 건축법상 전용·일반주거지역에서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 각 정북 방향으로 인접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을 띄우도록 한 규제다. 높이 9m 이하인 부분은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5m, 9m 초과 부분은 해당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 띄워야 한다. 건물이 사선형이나 계단형으로 되는 경우가 이 제한 때문이다.

인동 거리 기준은 공동주택의 동이 여러 개일 경우 동 간 일정 거리 이상 띄우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 "주택공급확대 위해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 없애야… 주거면적 25~30% 증가 가능"

머니투데이

서울 저층 주택가 전경/사진= 신희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 완화는 변 장관이 언급한 서울 노후 저층 주거지를 중층 고밀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특별시 건축사회 도시재생위원회 위원장인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소규모 자투리 땅들의 대부분은 일조권 규제로 주어진 용적률 한도의 60~70%까지밖에 건물을 못 짓는다"며 "이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져 도시재생사업 등 소규모 주택정비사업도 잘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축설계업계에서는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가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택공급 확대뿐 아니라 일조권 관련법 조항 자체가 건축주가 자발적으로 햇빛이 잘 드는 남쪽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북쪽 공간을 확보하도록 잘못 만들어졌고, 불법건축물을 양산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머니투데이

일조권 사선 제한으로 계단형으로 생긴 건물에 불법으로 베란다를 확장한 사례/사진= 대한건축사협회 토론 자료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준식 대한건축사협회 서울특별시건축사회장은 "저층 연립주택이나 빌라 다세대주택은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만 없으면 주거 면적이 25~30%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해당 규제가 계단형 건물을 만든 뒤 해당 공간에 베란다 등 공용공간을 만들도록 유도해 오히려 인접 대지의 일조권을 침해하고 안전에 취약한 불법 건축물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일조권 사선 제한을 없애고 차라리 일정 정도로 대지간 간격을 띄우도록 하고 건축주가 일조권을 위해 추가로 남쪽 공간을 알아서 확보하도록 하는 게 도시경관상으로도 좋다"고 덧붙였다.

서용식 대표는 "건축설계업자들은 공통적으로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제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악법'이라 본다"며 "사업성을 저하시키고 불법을 양산함으로써 거꾸로 도시를 '슬럼화'하는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건축사협회는 일조권 규제 완화 등 내용의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관련 제도 개선 방안 건의'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건축법 일조 개선 △일조에 따른 건축물 높이 완화(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특별건축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확대 △주차장 규정 완화 및 자율주택정비사업시 1인 사업지 활성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 등을 담았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