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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소띠 닭띠 뱀띠의 인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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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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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전(鼈主簿傳)은 자라와 원숭이의 이야기로 본생경(本生經)을 비롯해서 여러 이본(異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야기에서 둘의 관계는 서로 속고 속임을 당하는 불편한 관계로 묘사된다. 자라는 축토(丑土)에 속하므로 소와 같이 묶인다.

실제로 소띠와 원숭이띠의 관계가 좋은 인연을 맺기 어렵다. 자라는 게와 마찬가지로 십간(十干)에 배속하면 기토(己土)의 글자에 배당된다. 기일(己日)에 태어난 사람이 팔자에 신(申)을 봐도 좋지 않다. 욕패(浴敗)라 해서 타고난 허영기가 패망의 조짐이 있다.

또 인(寅)을 봐도 극히 불리한데 기토(己土)의 사지(死地)가 된다. 기일출생자가 인신충(寅申沖)을 보게 되면 교통사고 등의 위급한 화를 당하기 쉽다. 인목(寅木)에 속하는 성씨로 경주 이씨(李氏)들은 자라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연산군 때의 갑자사화(甲子士禍)로 죽은 이원의 모친은 사육신 박팽년(朴彭年)의 딸이었다. 그의 부친 이공린(李公麟)이 혼례날 밤 꿈에 늙은 첨지 여덟 명이 절하면서 "우리들이 장차 솥에 삶겨서 죽게 되었는데 만약 죽을 생명을 살려 주시면 은혜를 갚겠다"라고 말했다.

놀라 깨어보니 자라 여덟 마리를 막 국에 넣으려고 하므로 즉시 강물에 놓아 보내라고 호통을 쳤다. 이때 한 마리가 달아나자 어린 종이 삽으로 잡으려다가 잘못해 자라목을 끊어 죽이고 말았다. 그날 밤에 첨지 일곱 명이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꿈을 꾸었다.

이공린은 여덟 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모두 자라나 물고기 등과 관련이 있는 '오(鰲)귀(龜)별(鼈)경(鯨)원' 등으로 지었다. 사화로 희생된 이원이 어린 종에게 죽은 자라라고 해석되면서 꿈의 징험은 더욱 뚜렷해진다.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는 "지금도 이씨(경주)들은 자라를 먹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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