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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집에서만 왔다 갔다… 그래도 다 되는 세상이 열렸다 [산업 신패러다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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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끝> 홈코노미시대
홈오피스
일상이 된 재택근무
면접·회식까지 가능
모바일 디바이스
웹캠 등 하드웨어…
관련 매출도 급증
홈트레이닝
20대 남녀 78%
"홈트해봤어요"


두살, 네살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 김모씨는 집콕 생활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월에는 일주일간 집 밖으로 한발짝도 나서지 않은 경험도 있다. 김씨는 "일주일간 집 안에서만 지내면서 답답했지만 불편함은 생각보다 없었다"며 "장은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으로, 태블릿으로 운동도 하고 넷플릭스도 보면서 지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집에서 모든 경제활동을 하는 '홈코노미족'이 대세다. 외식을 하기보다 배달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에서 음식을, 새벽배송인 마켓컬리나 SSG닷컴으로 식자재를 각각 주문한다. 헬스장 대신에 홈트(홈트레이닝), 카페 대신에 홈카페를 이용하는 게 일상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언택트 소비'가 빠르게 퍼진 결과다.

■재택근무의 일상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홈오피스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는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 지난해 재택근무로 화상 회의는 물론이고 면접에 회식까지 화상으로 진행된 바 있다.

관련 산업들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간 활성 사용자 규모가 3000만명에서 1억150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4분기 팀즈 사용자는 하루에 300억분을 사용했으며, 한 명이 평균 4시간 이상 팀즈로 근무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 기반 사용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모바일 사용자는 300%가량 뛰었다. 특히 글로벌 교육 현장, 정부와 관련한 산업의 사용량이 많이 늘었다. 하루 평균 사용시간도 증가했다. 3월 한 달간 팀즈를 로그인해 로그아웃까지 평균 1시간 이상 길어졌다.

하드웨어 기반의 신규 홈이코노미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웹캠을 비롯해 온라인 강의 촬영에 필요한 캠코더, 삼각대, 방송용 마이크 매출이 급증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모니터 등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러한 IT기기 매출 상승은 온라인 개학·개강은 물론 재택근무 화상회의, 언택트 채용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헬스장 대신 집에서 운동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도 늘었다. 홈트레이닝은 헬스장이나 전문 시설에서 운동하는 것에 비해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비교적 덜 받고 비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12월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홈트레이닝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8.1%가 홈트레이닝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주 1회 이상 고정적으로 운동한다고 답한 비율은 80.3%에 달했다. 홈트레이닝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89%는 요가매트와 덤벨, 실내자전거, 짐볼 등 홈트레이닝 용품도 구매했다. 이들은 월평균 5만2000원을 홈트레이닝 비용으로 지출했다. 위메프에서도 홈트레이닝 용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아령과 워킹머신, 실내자전거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홈트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의류업체들도 홈트족 모시기에 나섰다.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은 홈트레이닝 스타트업 '미러'를 5억달러(약 6000억원)에 인수하며 홈트레이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룰루레몬의 지난해 8~10월 매출은 11억2000만달러(약 1조2200억원)로 전년동기보다 22% 늘었다. 룰루레몬은 올해 미러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나이키는 모바일 앱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을 통해 홈트레이닝족 모시기에 나섰다. 키, 몸무게, 운동 시간 등을 입력하면 5분 플랭크와 15분 뱃살 빼기 등 개인 맞춤형 운동을 추천해준다. 나이키의 지난해 6~8월 순이익은 15억2000만달러(약 1조6458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1% 늘었다.

■유명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가정간편식(HMR)은 홈코노미 열풍으로 큰 수혜를 받은 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6823억원에서 2017년 2조7421억원, 2022년 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해(1월 1일~12월 20일) 레스토랑 간편식(RMR)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미로식당의 떡볶이, 부산 맛집 사미헌의 갈비탕, 해외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소이연남의 태국 소고기 쌀국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연복 셰프의 목란 자장면은 작년 10월 단독 오픈한 뒤 하루 1500개 이상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SSG닷컴의 지난해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은 같은 기간 20배나 뛰었다. 호텔 중식당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조선호텔 유니짜장·삼선짬뽕, 맛집 메뉴를 밀키트로 만들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도우룸 까르보나라 파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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