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성공과 실패 학계 논문 잇따라 발표
"출산율 높일 수 없다면 외국인력으로 채우는 게 즉효 약"
현실이 된 인구절벽…지난해 11월 인구 첫 자연감소 (CG) |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외국인을 국민으로 삼아 부족한 인구를 꾸준히 채워온 독일을 다룬 다문화 또는 이민 학계의 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첫 인구감소 현상을 겪은 우리나라가 그 극복대안으로 독일 사례를 학계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대 독어독문과 대학원을 마친 독일인 학생 슈테게 파우케 씨는 '독일과 한국의 노동 이민정책 비교 : 저숙련 노동이민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을 제출, 지난해 8월 심사를 통과해 학위를 받았다.
슈테게 씨는 "한국이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영구 체류에 대비하지 않으면 독일처럼 정치와 경제, 사회 부문에서 큰 비용을 치를 것"이라면서 "이민자 통합정책, 이민자 인식 개선, 이민 정책 등에 다양한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인구절벽 (PG) |
논문에 따르면 독일은 1955년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지에서 '손님 노동자'를 모집해 힘들 고 어려운 노동 분야의 수요를 충당했다. 이어 1960년대는 건설업과 광산 부문으로 확대했고, 1990년대 경제 침체로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을 받을 때 주춤했으나 독일 통일에 이어 2000년대 대거 받은 외국의 난민을 국민으로 삼아 생산인구를 채웠다.
슈테게 씨는 한국이 1990년 산업 기술 연수제를, 2004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서 외국인력을 충당하고 있다며 독일의 초기 상황과 닮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독일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 한국만의 방식을 개발해 독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노동 이민을 포함한 이민자 위화감 뿐만 아니라 외국인 혐오를 버리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화의 대안으로 이민을 고려한다면 이민자들과 통합하는 사회통합뿐만 아니라 국민과 정부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 어배너 샴페인 일리노이주립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밟는 신소희 씨도 한국이민학회 학회지 최신 호에 '대안적 난민 수용에 관한 논의 : 2014년 이후 독일의 난민 노동시장 통합 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내 독일이 난민을 대거 받아들이는 과정과 배경을 살폈다.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는 그리스 난민캠프 체류자들 |
이 논문에 따르면 독일은 시리아 내전 피난민이 터키를 거쳐 동유럽을 경유해 유럽으로 몰려갔던 2015년 47만 명을 비롯해 2016년 74만 명, 2017년 22만 명 등 모두 140만여 명을 받아들였다.
난민들은 자신들을 받아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무터'(독일어로 어머니란 뜻의 mutter)라고 불렀다고 당시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독일은 인구가 2014년 6천만 명에서 2060년에는 3천95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돼 생산인구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값싼 노동력으로 주로 독일 농촌에서 일해온 동유럽 국가 출신 노동자들도 동유럽이 인구 감소 추세에 접어들고 있어 장기적으로 독일 농촌이 붕괴할 위기에 빠질 것인 만큼 대안으로 난민을 받아들인 것으로 논문은 분석했다.
독일을 다룬 학계의 논문은 2000년을 전후로 다문화 바람이 한창일 때 대거 쏟아져 나온 후 뜸해졌다가 지난해부터 독일의 전문인력 도입 정책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이민과 난민의 쟁점, 사회 통합정책 등을 다룬 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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