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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영어로 바라보는 세상] 운명을 바꿀 세린디피티,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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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미국의 새 대통령 조 바이든이 취임식(inauguration)을 했다.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진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그중에서도 코로나19 에 대한 안이한 대처가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 많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바이러스가 대통령을 바꾼 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역사는 우연히 벌어진 사건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돈 리트너(Don Rittner)는 역사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History is an intricate web of timing, people, circumstances and serendipity."(역사는 타이밍, 사람, 상황, 그리고 세렌디피티의 복잡한 웹이다.) 이 정의는 바로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을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로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해도 '우연히 다가온 만남'은 여전히 중요할 거다.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이런 우연의 산물이고,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단어 역시 세렌디피티다.

얼마 전 필자와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의 모임에서 유튜브 영상으로 큰 공감을 얻은 적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미국 유수의 잡지 와이어드(WIRED)를 만든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자기가 세운 드론(Dron) 기술 회사의 CTO를 영입하기 위해 MIT, 카네기멜론, 칼텍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을 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여한 온라인 포럼에서 그토록 찾고 싶었던 적임자를 찾았다. 그는 멕시코 출신의 19세, 고졸 학력자였다. 이런 'unexpected encounters'(예기치 않은 좋은 만남)가 세렌디피티다.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매우 반가웠다. 필자가 운영하는 과천 연구소 입구에 세워놓은 간판의 문구가 "Engineering serendipity"(세렌디피티 조성하기)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engineering'이란 단어는 'by accident(우연히), by intention(의도를 가지고), by sagacity(현명하게)'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렌디피티를 만들어내자(build up)'는 의미로 선택한 문구였다. 세렌디피티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Not pure luck, we can shape our serendipity).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by allowing more vulnerable) 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적합한 질문을 하며(by asking a proper question) 진솔하게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또 지나치게 많은 업무에 치여 살아도(tightly scheduled) 안 된다. 일을 열심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목표 없이 너무 많은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말라는 의미다.

벌써 1월도 끝으로 치닫고 있다. 남은 한 해를 좌우할 중요한 이 시기에, 이제 우리도 운명을 바꿀 세렌디피티를 조성하려 노력해보자.

"Serendipity is not an opportunity, is an imperative."(세렌디피티는 기회가 아니라, 필연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송오현 DYB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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