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대학생 알바 100명 자체 운영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유빈(왼쪽부터), 유지연, 최보원 씨가 최근 한파로 동파된 계량기를 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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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동파된 수도계량기는 처음 봐요. 365일 24시간 수도꼭지만 틀면 언제 어디서나 불편 없이 나오는 수돗물인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지만 많은 노력들이 숨어있더라고요”
지난 1월 18일. 영하 10도의 날씨 속 서울시 송파구 한 주택가의 동파 계량기 교체 현장에서 상수도사업본부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만났다. 스물 셋 동갑내기인 유지연, 김유빈, 최보원 씨는 이번 아르바이트를 통해 평소에는 잘 몰랐던 수돗물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처음으로 100명의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자체 모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외활동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면서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5일 만에 1737명의 학생이 지원해 약 1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학생들은 영하의 한파에 속출하는 동파 신고 현장을 따라다니며 상수도 업무를 체험했다. 동파 신고 접수 서류를 확인하고 강동 수도사업소직원들과 함께 잘 보이지 않는 수도계량기함을 찾았다. 교체할 새 계량기와 장비도 챙겼다. 외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핸드폰으로 조명을 비추는 등 작업에 일손을 보태기도 했다.
“관공서 아르바이트에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유지연(23) 씨는 강동수도사업소에 배치됐다. 그는 “한번은 수도 검침원분이 계량기를 찾지 못해 사무실 직원과 통화하며 어렵게 찾던 것을 본 적이 있다”며 “검침이 위험할 정도로 계량기가 아주 깊은 곳에 있거나 차도 한복판에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원인을 응대하는 일에서부터 계량기를 일일이 검침하고 요금을 부과하는 일까지 수도사업소가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한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수돗물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됐다”는 최보원(23) 씨는 본부 홍보과에 배치됐다. “홍보과에서 만든 아리수(서울수돗물) 관련 콘텐츠를 보며 생산부터 공급까지 수돗물과 관련된 폭넓은 업무를 알게 됐다”며 “우리가 매일 쓰는 아리수가 1톤에 565원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번 아르바이트를 통해 “예전보다 아리수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고, 이제는 친근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한 시간 거리지만 매일 출근할 수 있어 좋다”는 김유빈(23) 씨는 본부 계측관리과에 배치됐다. 지난 학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은 물론 대외활동도 거의 없었다. 아르바이트 사이트에도 사람 구하는 글이 잘 올라오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했다. “매일 사무실에서만 듣던 동파 현장에 나와 보니 신기하다”며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졸업 후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짧지만 향후 일하고 싶은 곳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겨울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선발된 학생들은 지난 2일부터 이번 달 말까지 약 한 달간 근무한다. 상수도사업본부, 8개 수도사업소, 6개 정수센터, 서울물연구원에서 아리수 상담로봇 구축을 위한 자료 조사, 음수대 통계자료 정리, 정수센터 운영자료 정리, 상수도 공사 대장 정리 등 상수도의 여러 행정 업무를 경험하고 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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