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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코스피 능가하는 게임스탑 하루 거래대금…주가하락 주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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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 일일 거래대금 약 33조원…코스피보다 커

AMC 거래대금도 개인 몰리며 애플보다 많아

거래 폭발에 시스템 부하…美증권사 장중 거래제한

공매도 기관 손실 메우려 가진 주식 판단 지적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게임스탑(Gamestoop·GME)의 하루 거래량이 코스피 시장 전체의 거래량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커졌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자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다시 주식을 거두는 상황)’를 노리고 게임스탑의 주식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열풍에 숏스퀴즈 당한 기관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팔며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언급한다. 백악관에서는 게임스탑을 공식 언급하며 투기적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

게임스탑 日거래대금, 코스피보다 커…거래제한도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게임스탑은 미국 시장에서 무려 134.84%나 급등한 347.5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게임스탑의 일일 거래대금은 296억달러로, 테슬라(224억달러)나 애플(188억달러)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보다 훨씬 컸다. 게임스탑의 일일 거래대금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2조 7080억원인데, 코스피 시장의 평소 일일 거래대금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 27일 코스피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20조 1471억원이었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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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은 오프라인 게임업체다 보니 코로나19 피해주로 꼽히며 주가가 많이 하락했던 종목이다. 그러나 경기 반등 기대감에 단숨에 2배나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의 표적이 됐다. 시트론(Citron) 등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금 주가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공매도에 나섰고, 개인들은 SNS ‘레딧’에 모여 작당해 게임스탑의 주가를 올리기 시작한다. 이에 멜빈 캐피탈은 대규모 손실을 보고 게임스탑 숏 포지션을 청산하기도 했다. 숏포지션은 공매도를 했던 종목의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하기때문에 주가 폭등을 야기한다. 숏스퀴즈에 몰린 기관들과 이를 부추기는 개인투자자들의 대결이 벌어지는 가운데 게임스탑의 주가는 최근 10거래일간 무려 1643.91%나 올랐다. 기록적인 거래대금을 기록한 이유다.

게임스탑 외에도 AMC(이하 27일 주가상승폭·301.21%), 익스프레스(214.14%), 베드배스&비욘드(43.45%) 등은 공매도 잔량이 많다는 이유로 ‘숏스퀴즈’를 노린 개인들이 몰리는 양상인데, AMC의 이날 거래대금 역시 195억달러를 기록, 애플보다도 많았다. 이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는 이날 장중에 게임스탑과 AMC 등 종목이 시스템 부하를 일으키고 있다며 급등한 종목을 대상으로 매매제한을 도입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공매도 손실 기관, 갖고 있는 주식 팔아 손실 메우나

문제는 게임스탑으로 피해를 본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갖고 있는 주식을 팔고 있을 가능성이다. 실제 이날 미국 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05% 떨어진 30303.17에, S&P500 지수는 2.57% 떨어진 3750.77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 역시 2.61%나 떨어진 13270.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월 FOMC를 마치긴 했지만 금리도 동결하고 메세지도 크게 변한 걸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내린 셈이다. 다우지수 기준으로 전날 일일 하락폭은 약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린 뒤 주가가 내리면 팔아서 되갚는 투자 기법인데, 매도 가격이 결정된 상황에서 매수 가격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 손실은 무한대다. 따라서 시트론의 경우 40달러 부근에서 공매도에 진입했으나 350달러까지 주가가 오르며 310달러분의 손해를 입은 것이 된다. 배팅한 규모(40달러) 대비 8배다.

실제 헤지펀드가 가장 선호하는 주식을 추적하는 골드만삭스 헤지 인더스트리 VIP ETF(GVIP)는 5거래일 연속 하락 중으로, 27일엔 무려 3.97%나 하락하며 작년 말 수준을 밑돌았다. 그만큼 헤지펀드가 많이 사들였던 주가가 매도에 몰렸단 증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매도로 손실을 본 헤지펀드의 경우 애초 레버리지를 일으켜 공매도에 나섰었고, 이번엔 주가가 상승하자 추가 담보를 요구받으면서 반대매매에 몰렸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권사 밀러 타박 역시 게임스탑과 AMC의 주가 급등은 레버리지를 끌어 공매도를 한 기관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게임스탑이 비이성적 급등을 이어가면서 백악관에서도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게임스탑 주가 폭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뉴욕증시만으로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측정할 순 없다”며 “백악관의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게임스탑 뿐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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