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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東마포 잘나갈 때 소외됐던 상암동, 설움 떨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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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표류하던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롯데몰의 연내 착공이 가시화하자 인근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롯데몰, 월드컵대교, 수색역세권 개발 등 개발 계획이 계속해서 미뤄진 상암동 일대가 반색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공덕 등 마포구 다른 지역이 서울지역 시세를 견인할 때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인식이 강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암월드컵파크4단지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31일 13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인근 상암월드컵파크7단지 전용 84㎡도 가장 최근 거래가 지난해 12월 9일 11억500만원이었는데, 현재 호가가 13억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롯데몰 사업 재개가 확정된 건 이달 27일이지만 이미 작년 말 롯데 측과 서울시가 협상을 재개하면서 이런 점이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같은 마포구지만 공덕처럼 잘나가는 동쪽에 비해 서쪽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다"고 했다.

상암동뿐만 아니라 롯데몰을 환영하는 곳은 또 있다. 길 건너편 재건축을 앞둔 성산시영아파트다. 마포구 성산시영은 지난해 5월 일찌감치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이 때문에 매물이 완전히 쏙 들어갔다. 롯데몰이 들어오는 DMC역 인근 가재울 뉴타운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롯데몰을 반기는 곳은 수색역 인근이다. 그동안 정체된 수색역세권 개발과 상암 랜드마크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어서다. 수색역세권 개발 용지는 상암 롯데몰과 철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다. 실제로 롯데 측은 지난해 말 롯데몰 수정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수색역세권과 상암 롯데몰을 지하나 지상 브리지로 연결해 공공성을 확충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수색·증산뉴타운과 상암업무지구는 수색역으로 단절된 상황으로, 소규모 지하도로 하나만 연결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수색역 인근 부동산은 "수색·증산뉴타운과 수색역, DMC역은 도시계획상 묶여서 갈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작년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입주를 시작으로 주변 신축 입주가 완료되면 입지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용지 일대에도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대한항공 간 3자 매각이 물거품이 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종로구 송현동 48-9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중재하에 LH가 송현동 땅을 사들인 뒤 다시 서울시 땅과 바꾼다는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상암동 랜드마크 예정지를 3500가구 초고층 공공주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마포구와 서울시의회 반대로 LH는 지난해 말 서울시에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하면서 이 계획은 사실상 틀어졌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일대는 10만㎡ 규모로 경기도 고양시와 경계에 있는 서울 서북부 관문 지역이다. 서울시는 2019년 연신내·불광지역, 온수역세권 일대와 함께 이곳을 '신전략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구상(안) 수립 용역까지 들어갔지만 작년 정부의 8·4 대책을 따르기 위해 서부운전면허시험장만 도려내자 주민들 반발이 컸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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