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무장관과 통화서 "美, 동남아 국가들 편"
취임 회견선 "위구르족 집단학살 평가 변하지 않아"
최우선정책 '사우디 예맨내전 개입'…北언급 없어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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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국은 중국의 압력에 맞서 동남아시아 국가들 편에 함께 서 있다.”
토니 블링컨(사진) 미국 국무장관의 취임 후 행보는 말 그대로 ‘중국 압박’으로 요약된다. 하루에만 중국이 가장 아파하는 인권과 남중국해 문제를 건드리는 등 ‘대중(對中) 강경파’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양국 안보를 위한 상호방위조약과 필리핀군, 선박, 비행기에 대한 무장 공격 시 조약의 분명한 적용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못지않게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은 뜨겁다.
지난 22일 중국이 해안경비대에 해양 관할권 침해를 막고자 모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23~24일 폭격기가 대문 남동쪽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곧바로 루스벨트호 항모전단을 남중국해에 보내 맞대응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지리적 요충지다.
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주변 6개국의 반발에도,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남해 9단선’을 긋고 곳곳에 인공섬을 건설한 뒤, 전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해양세력인 미국은 대륙세력인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패권 도전으로 보고 있다. 그간 전문가들이 양국의 군사충돌이 현실화한다면 가장 가능성 큰 곳으로 남중국해를 지목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에선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며 ‘인권’ 문제까지 언급했다.
지난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 블링컨 장관은 ‘위구르 자치구 무슬림 소수민족 정책은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전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내 판단도 같다”며 동조한 데 이은 것으로, 양국 간 갈등이 ‘인권’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개인적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엔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내전 개입 사례를 거론했다. 북핵 등 한반도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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