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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헌정사 첫 판사 탄핵소추

'朴 재판 개입' 의혹 임성근 부장판사···헌정 사상 첫 탄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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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성근 부장판사. [연합뉴스]


여당이 임성근(57ㆍ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국회가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 절차에 들어간다면 헌정 사상 세 번째다. 대법관, 대법원장이 아닌 일선 법원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 절차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2009년 신영철 대법관, 그 이전엔 1985년 유태흥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적이 있다. 하지만 각각 자동폐기, 부결돼 실제 탄핵 소추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실제로 헌법재판소 심판을 통해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관은 10년마다 재임용 신청을 통해 연임하게 된다. 임 부장판사는 이번 법관 인사에서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았다. 2월 28일이면 ‘사직’이나 ‘퇴직’이 아닌 임기 만료로 법관직을 그만두게 된다.

대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탄핵 소추 시 해임이나 사임이 안 되게 하는 것은 임기가 남았을 때를 전제하는 것인데, 법관 임용 기간이 끝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탄핵 소추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법원 관계자 역시 “헌법재판소에서 심판을 위해 심리를 한다고 해도 임 부장판사의 임기인 2월 말까지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2016년 12월 3일 국회에서 발의돼 9일 가결됐고, 이듬해 3월 10일 헌재에서 결정됐다.

임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판사로 근무할 당시 박 전 대통령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았다.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에게 형법상 직권남용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관이 다른 법관의 재판에 개입할 수 있는 직권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를 남용할 수 있느냐는 논리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판결에서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결론을 유도하는 등 간섭하는 것은 재판 관여 행위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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