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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넥스트 '게임스탑은 어디? '숏스퀴즈' 종목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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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스퀴즈.

최근 미국 월가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단어다. 숏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으나 오히려 주가가 오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한다. 이로 인해 주가가 또 한 번 치솟는 것을 숏스퀴즈라 부른다.

숏스퀴즈가 이슈가 된 이유는 ‘게임스탑 사태’ 때문이다.

게임스탑은 비디오게임 소매 업체. 최근 반려동물용품 업체 츄이 창업자이자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날아들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코언은 게임스탑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주안점을 두는 전략을 펼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코언 합류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 로빈후더(미국 개인투자자)들은 게임스탑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그런데 여기에 헤지펀드 시트론리서치가 찬물을 끼얹었다. 시트론 측은 게임스탑이 실패한 기업이며 지금 주식을 사들이는 사람은 ‘포커게임의 멍청이’라고 말했다. 로빈후더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주식 토론방에서 게임스탑 매수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며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로빈후더 매수세에 힘입어 게임스탑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주가가 오르자 게임스탑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해 되갚았다. 이 과정에서 1월 초 17~18달러에서 머물던 게임스탑 주가는 1월 27일 347.51달러까지 뛰었다.

게임스탑 투자를 통해 수익을 냈다는 투자자가 하나둘 등장하자 시장에서는 ‘넥스트 게임스탑’ 찾기에 한창이다.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찾아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AMD, 듀크에너지, 사이먼프로퍼티그룹 등을 주요 종목으로 꼽았다.

▶CPU 강자 AMD

▷2022년 5나노 생산 예상

AMD는 CPU ‘라이젠’으로 유명한 반도체 기업이다. 경쟁사 인텔이 부진한 가운데 기술 격차를 벌리며 인텔을 위협한다. CPU는 14나노에서 10나노, 7나노로 공정 수준이 높아질수록 전력 대비 성능이 개선된다. AMD는 이미 7나노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한다. 2022년에는 5나노 CPU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은 7나노 제품 생산 계획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에 AMD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각각 45%, 117% 증가했다. 주가 흐름 역시 긍정적이다. 1월 28일 종가는 87.52달러, 1년 상승률은 84.2%다.

듀크에너지는 미국 남동부와 중서부에서 전력, 천연가스, 재생에너지를 제공한다. 현재 전력 생산 비율은 석탄 18%, 천연가스 27%, 청정에너지(재생에너지) 55%다. 이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받는다. 듀크에너지는 석탄 비율을 2025년 2%, 2035년 1%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2025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석탄 발전소 50개 이상을 폐기했다. 앞으로 5년간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 56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배당 매력도 충분하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배당성장률은 3%였다. 2021년 예상 배당수익률은 4.3%며 매년 4~6%의 배당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은 쇼핑몰 운영 업체.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 쇼핑몰을 보유했다. 팬데믹 충격으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백신이 보급되고 소비가 회복되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해 3월 40달러대까지 빠졌으나 올해 1월 들어 80~9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멕시칸 푸드체인 치폴레

▷디지털·비대면으로 코로나19 대응

치폴레와 호멜푸드, 크로거 등 식품 관련 기업도 예의 주시할 만한 종목으로 언급됐다.

치폴레는 멕시칸 음식 체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국 내 약 2700개, 이외 국가에 40개 매장을 보유했다. 모바일 앱 투자를 강화하고 배달 업체 도어대시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디지털·비대면 부문을 키우는 데 한창이다. 덕분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호멜푸드는 식품 제조·유통사. 스팸을 보유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크로거는 마트를 운영하는 식료품 소매 유통 업체. 지난해 초 기준 매장 2800여개, 직원 43만5000명을 보유했다. 타겟, 월마트 등이 주요 경쟁사다.

이 밖에 보험 중개 업체 AON과 윌리스타워스왓슨, 운송 회사 CH로빈슨월드와이드, 반도체 생산 업체 아날로그디바이시즈 등이 주요 종목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숏스퀴즈 예상 종목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오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변준호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게임스탑을 비롯한 일부 종목 단기 폭등은 펀더멘탈 변화가 제한된 상황에서의 폭등이다. 버블로 볼 만한 사안이다. 경기 불황이 해결되기도 전에 이와 같은 비이성적인 주가 폭등 현상이 확산된다면 버블 형성과 붕괴, 더블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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