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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트럼프 탄핵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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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따른 탄핵안 표결에서 무죄를 결정했다.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탄핵 가결정족수인 67표에 미달됐다.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사람은 7명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이 최종 부결되자 성명을 내고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었다"며 "(민주당은) 정의를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변질시켰다"고 비난했다.

앞서 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폭력을 부추겨 지난 1월 6일 의사당 폭동이 발생했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밟았다.


7표 그친 공화 반란표…트럼프 "美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


트럼프 탄핵안 부결

트럼프 "비전 들고 다시 올 것"
사과없이 정치 재개 선언

공화당 내부 노선투쟁 2라운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상원 표결에서 탄핵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정치적으로 일단 '자유의 몸'이 됐다.

탄핵이 완성되기 위해선 공화당에서 17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였다. 민주당으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위에 대한 정치적 심판이 필요했고, 탄핵에 실패해도 공화당에 책임의 화살을 돌릴 수 있었기 때문에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상원에서 본격적인 탄핵심판이 시작된 지 5일 만에 이뤄진 이날 표결은 다소 맥없이 끝났다. 애초 민주당 소추위원들은 최종 변론에 증인을 출석시킬 예정이었으나 변호인단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소환하겠다고 맞서자 타협했다. 결국 상원은 제이미 보이틀러 공화당 하원의원의 서면 증언만 제출받은 뒤 곧바로 표결을 진행했다. 보이틀러 의원은 지난달 폭동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하면서 폭도들 편을 들었다고 간접 증언했다.

조 바이든 정권 출범과 동시에 의회를 집어삼켰던 탄핵 국면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탄핵 여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공화당 내부의 노선 투쟁이 2라운드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축출을 희망했던 원내 1인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퇴임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없다"며 무죄에 표를 던지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는) 수치스러운 직무유기였다"며 "오직 그만이 (폭동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은 명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실질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펠로시 하원의장은 "겁쟁이들"이라는 표현으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맹비난했다.

또 다른 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다. 그는 탄핵 과정에서 침묵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즉각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미국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재등장하겠다며 정치적 재기를 선언했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역사적이고 애국적인 운동은 이제 시작된 것"이라며 "우리의 믿을 수 없는 여정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분간 공화당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상왕 정치'를 하면서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안티 운동'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죄에 찬성한 의원은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빌 캐시디, 리처드 버, 리사 머카우스키, 벤 새스, 팻 투미 등이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최종 투표는 유죄에 이르지 못했지만 기소의 실체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역사의 이 슬픈 장은 민주주의가 깨지기 쉽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며 "폭력과 극단주의는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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