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5G 상용화 2년차를 맞아 상승을 기대했던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지난해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올해도 지속적인 5G 서비스 가입자 증가와 함께 무선통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ARPU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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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ARPU는 3만269원으로 전기 대비 0.7%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 역시 ARPU의 하락은 막았지만 1% 안팎의 상승에 머물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T는 3만1946원으로 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LG유플러스도 3만926원으로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5G 상용화 2년차에도 ARPU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올해 ARPU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통 3사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중저가 5G 요금제가 ARPU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와 달리 5G 저가 요금제 출시로 ARPU가 하락할 확률은 낮다는 평가다. 오히려 3G·LTE 저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빠르게 5G로 이동하면서 통신사 매출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이터 기본 제공 용량으로 볼 때 5G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요금제를 낮출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LTE 무제한을 제외하면 국내 3G·LTE 가입자들이 2~4만원대 요금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5G 이동에 따른 ARPU 상승의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도 지난 9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TE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5G 중저가 요금제로 이동하면서 전체적인 5G 가입자 보급률이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3% 내외의 ARPU 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먼저 LTE 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5G 저가 요금제로 넘어오더라도 극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ARPU 상승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2%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5G 고가 요금제 수요는 이미 상당 수준 5G로 유입된 것으로 보이고, LTE에서 저가의 요금제를 사용하던 고객은 5G로 넘어오더라도 전체 평균을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선수익이 늘고는 있지만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컨드 디바이스 회선 등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소다. ARPU는 무선수익을 무선회선 가입자 수로 나눈 수치다. 최근 기존 휴대전화 외에도 세컨드 디바이스나 사물인터넷(IoT) 등의 수요가 늘면서 회선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해당 기기들의 요금이 월 1만원 미만인 탓에 회선 당 평균매출인 ARPU 증가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ARPU가 하락한 SK텔레콤의 IoT 회선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77만3567개로 전년 동기 대비 18.4%(58만5867개) 증가했다. 경쟁사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무선 회선의 구성항목이 다양해지면서 ARPU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비교지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동전화 매출액이 증가하면 결국 이익이 증가한다는 시장의 신뢰 때문이다. 과거 20년간 이동전화 ARPU의 등락과 통신사 주가는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동전화 ARPU가 상승하면 주가가 오르고 ARPU가 하락하면 주가가 내리거나 지지부진한 식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영업비용은 통신사 경영진이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인 반면 이동전화 ARPU는 쉽게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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