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 CEO는 머스크 비트코인 세계로 끌어들이기도
CB 제로 금리로 발행 등 강한 자신감
비트코인 5.2만 달러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 추이. 17일(현지시간) 종가 941.80달러. 출처 블룸버그 |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본업 대신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전도에 온 힘을 내고 있다. 심지어 마이크로스트레지는 비트코인 ‘빚투(빚내서 투자)’에 발 벗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이날 비트코인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한 전환사채(CB) 발행 규모를 9억 달러(약 9950억 원)로 높인다고 밝혔다. 전날 6억 달러어치 CB를 발행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3억 달러 더 늘린 것이다.
투자자 수요가 높으면 13일 내 1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발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성공하면 자금 조달 규모는 총 10억5000만 달러에 달하게 된다. 현재 가격 기준 비트코인 2만 개를 매입할 수 있는 규모다.
작년 8월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구입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현재 약 7만1079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350% 상승했으니 재미를 쏠쏠히 본 셈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도 같은 기간 600% 뛰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약달러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며 “비트코인은 3년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도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공격적인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근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으로 차량 결제도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 열혈 전도사로 변신한 배경에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세일러 CEO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가 8일 비트코인 15억 달러 매입을 발표하기 며칠 전 머스크가 세일러 CEO 주최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세일러는 3~4일에 해당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투자 전문 자회사 ‘카운터포인트글로벌’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온라인 결제 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한 데 이어 마스터카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B는 제로(0) 금리로 발행된다. 올 들어 10번째 제로금리 CB 발행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제로로 유지하고 있는 영향이지만, 무엇보다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다. 금리가 0%이면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주식 전환 후 차익만을 노릴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 강세에 회사 주가도 동반 상승할 것을 확신하는 셈이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집계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5만2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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