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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국악 한마당

"국악·서양음악 융합해 3.1운동 정신 노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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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2일 '나의 나라' 공연
한국일보

국립합창단이 지난해 8월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광복절을 맞아 창작칸타타 '나의 나라'를 초연하고 있다. 국립합창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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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저항 운동이었던 3.1운동의 정신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되면 좋겠어요."

국립합창단이 3.1절을 맞아 다음달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대한민국의 독립정신과 순국열사들을 기리는 한편,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난제를 음악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번 기획공연의 주제는 '나의 나라'다. 백범 김구의 내레이션을 통해 공연이 전개된다. 모두 14개의 곡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구체적으로 각 노래들은 '빼앗긴 들' '영웅' '나의 소원'이라는 3개의 세부 주제를 중심으로 짜여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립 영웅들의 삶을 살펴보고 기억하는 시간으로 기획됐다.

무대에서 부르는 곡들은 합창단의 우효원 전속 작곡가가 썼다. 정가와 소리를 비롯해 벨칸토 창법으로 부르는 합창곡, 레퀴엠 등이 섞여 있어 국악과 서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작칸타타'다. 악기도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한 데 모여 장르 융합을 꾀했다.

가사(김희연 작사)는 공연 주제와 관계가 깊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사형되기 직전 아들에게 쓴 편지내용 등을 토대로 쓰여졌다. 윤의중 국립합창단 단장은 "클래식이 서양음악이긴 하지만 한국적 색채를 더하면 얼마든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 "내후년이면 창단 50주년을 맞는 합창단의 대표 작품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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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중 국립합창단 단장은 이번 3.1절 기념 공연을 통해 젊은 세대가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합창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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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라'는 합창단의 창작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난해 광복절 때 초연됐다. 당시 관객들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수정, 보완을 거쳐 올해 다시 공연하게 됐다. 악기 편성 규모가 커졌고, 합창도 늘어났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오케스트라 단원은 40여명으로 합창단원까지 더하면 모두 100명에 이른다. 특히 공연에는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 출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룹 '라비던스' 소속의 소리꾼 고영열도 무대에 오른다. 고영열과 합창단은 4년째 함께 공연을 만들고 있다.

합창은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 감염 위험이 크다. 때문에 공연 준비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윤 단장은 "합창인데도 다같이 모여서 연습을 하지 못하고 단원들이 돌아가며 연습실로 나와 나와 마스크를 쓴 채 2m 간격을 띄워 노래하고 있다"면서 "마스크 탓에 호흡이 쉽지 않고, 목이 아파도 물조차 마실 수 없지만 이번에는 꼭 무사히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합창단은 지난해 12월 초 헨델의 메시아 공연을 준비했으나 공연 당일 공연장에서 확진자가 생기면서 공연이 전격 취소되는 등 아픔을 겪었다.

합창단은 코로나19로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관객들을 배려해 2일 오후 7시 30분 공연 시작과 함께 합창단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공연을 온라인 생중계 할 예정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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