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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부산신항 매립지 1.5m 침하…지반 약한 가덕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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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특별법 과속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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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는 자리에 동행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항 신설에 대한 최근 국토부 반대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의 문제 제기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의 내용 중 사전타당성 조사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매일경제가 입수한 국토부 검토보고서에는 단순히 사전조사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안전과 비용 증가에 대한 국토부의 심각한 우려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국내 유사지반에 설치된 건축물들의 심한 침하 위험까지 담아 연약지반에 건설되는 가덕도 신공항 위험성을 사전에 경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해안 매립지에 들어선 부산 명지신도시 역시 최근 도로에 1m 균열이 생기고 인도가 7㎝ 균열과 함께 8㎝ 가라앉는 등 심각한 지반침하 현상을 겪고 있다. 이곳은 과거 갯벌이었던 연약한 지반이다. 국토부는 "연약지반 성토(盛土) 작업을 기준치보다 3배 이상 빠르게 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반 보강을 통한 안전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적었다. 가덕도 신공항 역시 해수면과 그 아래 연약지반을 고려해 막대한 성토 작업이 필요한데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항 시기를 2030년으로 못 박는 등 속도전에 나서자 국토부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창원시가 준설토로 마산만을 매립해 만든 마산 해양신도시 인공섬도 지반 침하 현상이 계속 진행되면서 연약지반 개량 기간이 길어지고 추가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국토부는 지적했다.

김제시에서 부안읍내를 거쳐 격포리까지 이어지는 국도 30호선 4차로 역시 부등(不等)침하가 대량으로 발생해 운전자들의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부등침하란 지반이 균등하지 않고 들쑥날쑥하게 내려앉아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국토부는 문서에서 "(가덕도 신공항과 마찬가지로) 해당 구간은 과거 바다였던 지역을 통과하는 등 연약지반"이라며 "기존 포장 부분과 교량이나 지하통로박스 연결 부분이 균일하게 침하되지 않고 구조물이나 기초 하중 때문에 높이가 다르게 침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허리'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양쪽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놓게 되는데, 이에 따라 지반이 들쑥날쑥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는 우려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국토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들이 특별법 발의 과정에서 강한 이견을 표시하는 것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후 자칫하다가는 감옥까지 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뿐 아니라 복지·소득이전 사업도 중기 지출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면 예비타당성조사 실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예타 의무를 무시하고 곧바로 건설에 착수할 수 있도록 일종의 '특혜'를 부여하는 데다, 7조~28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자칫 정권이 바뀐 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담당 공무원이 줄줄이 문책을 당하고 형사책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고 예타까지 면제하겠다는 계획인데 법이 통과된 상황이라면 법에 근거해 공무원들이 면책을 받겠지만 법 통과 이전에 동의를 표시했다가는 결재권자나 실무자 모두에게 책임이 올 게 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적어도 법률이 통과되기 전까지만이라도 최대한 문제점 제기 등을 통해 면책근거를 마련하고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지만 일부 부처에선 대통령과 여당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함께 특별법 통과 임박에 따라 노선을 바꾸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역균형 뉴딜의 적합성 기준에 맞고 파급효과가 큰 지역 사업에 대해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용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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