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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학부생 대표 기구, '위안부=매춘부' 논문 램지어 교수 규탄 성명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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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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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지난달 24일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천480차 정기수요시위’ 참석자가 위안부는 매춘부였다고 주장하는 논문을 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규탄하는 팻말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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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학부생 평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계약에 의한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로스쿨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공식 채택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1일(현지시간) 하버드 학부생 평의회가 전날 열린 회의에서 램지어 교수 규탄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아시아계 학생회와 로스쿨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와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하버드대 전체 학부 학생들을 대표하는 공식 기구까지 램지어 교수 규탄에 동참한 것이다.

하버드대 학부생 평의회의 램지어 교수 규탄 성명은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KISA)의 청원에 따른 것이라고 하버드 크림슨은 설명했다. 하버드대 학부생 평의회는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법학·역사학의 진실성을 약화시켰다”면서 램지어 교수가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로런스 버카우 하버드대 총장과 존 매닝 로스쿨 학장이 이 논문과 관련한 유감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채택한 국제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에 대해서도 해당 논문의 결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하버드 학부생 평의회는 각 기숙사별로 뽑인 대의원 51명으로 구성됐으며 학생 권익 증진 활동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국제법경제리뷰’가 지난해 12월 인터넷에 공개한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게임이론’에 근거해 설명한다면서 일본군 위안부들을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는 자발적인 관심과 의지에 따라 매춘업자와 계약을 맺고 매춘에 나선 이들로 규정했다. 하지만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업자와 맺었다는 계약서를 단 한 건도 제시하지 못했고, 일부 인용문도 자신의 논지에 배치되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위안부로 생활했던 10세 일본인 여성 사례를 자발적인 매춘으로 규정함으로써 아동 성매매를 정당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램지어 교수에 대한 비판은 역사학계뿐 아니라 법학, 경제학 등 광범위한 학문 분야에서 쏟아지고 있다.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밀그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게임이론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합리화할 수 없다”면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나치 독일의 유대인 홀로코스트 부정이 연상됐다”고 비판했다.

램지어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 대한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함구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동료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지난달 말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서 램지어 교수와의 대화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서 그가 자신의 실수를 일부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램지어 교수는 공개적으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버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달 국내 시민단체 ‘반크’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규탄할 것을 요구하며 보낸 항의 서한에 대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학문의 자유에 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법경제리뷰는 인터넷에 램지어 교수 논문에 관한 ‘우려표현’을 게시했고, 3월 인쇄본에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우려표현 및 비판과 함께 게재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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