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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안철수의 법칙]국민의힘 '安 딜레마'…김종인의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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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편집자주] 실용정치를 표방하며 10년째 제3의 길을 걸어가는 안철수. 자칭타칭 중도의 상징이지만 그 때문에 거대 양당구도의 정치판에서 늘 단일화 물결에 휩싸였다. 그러나 2011년 이래 양보 혹은 무산만 있었을 뿐 경선을 통한 완주는 없었다. '철수'라는 오명도 붙었다. 2021년 그가 또 한번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섰다. '안철수의 법칙'은 깨질까.

[the300]③'기호 2번' 마지노선 사수 전략…당 조직력·선거비용 협상카드 활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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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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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안 대표가 단일후보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으로선 최소한 그를 '기호 2번'으로 입당시켜야 하는데, 범야권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안 대표와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철수 저격하는 김종인…'기호 2번 마지노선' 사수할 듯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안 대표를 향해 공세를 펴는 것은 전날 민주당·제3지대 후보 선출을 계기로 달아오른 선거국면에서 안 대표를 저격함으로써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특히 안 대표를 상대로 '기호 4번 필패론'을 띄워 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향후 안 대표와 단일화 협상에서 '기호 2번(제1야당 소속)' 카드를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못 내놓는 '불임정당'이 될 뿐 아니라 내년 대선 국면에서까지 주도권을 잃을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철수 대표가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이 되면 현재 야권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검찰총장도 국민의힘에 안 들어가고 제3지대에 있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 경우 국민의힘은 유력 대선 주자를 내지 못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인 비대위의 운명도 달렸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2번은 후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며 "후보를 내지 못하는 당이면 김종인 비대위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2번·4번 싸움에서 묘수를 낼 수 있을지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


당 조직력·선거비용·보수결집 효과는 유리한 협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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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을 18세 유권자 청소년들과 함께 방문해 손기정 동상에 묵념 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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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도 유리한 카드가 없지는 않다. 국민의당보다 우위에 있는 당 조직력, 선거비용을 빌미로 안 대표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율 교수는 "안철수 대표가 결국 2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보는데,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약 30%대로 높지 않아 조직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안 대표가 4번을 달면 국민의힘이 제대로 선거운동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안 대표가 4번으로 나가면 국민의힘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며 "안 대표가 선거비용 때문에 단일화 카드를 던졌단 얘기까지 나온다. 선거비용은 이번 단일화 협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가 기호 2번을 택하는 것이 본선에서 실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창환 교수는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2번이면 당의 조직력이 가동되지만 4번이면 (국민의힘이) 손가락을 빨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지지층 플러스 알파' 효과를 노리려면 2번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제1야당' 국민의힘, 불리할 것 없단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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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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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안 대표에게 불리할 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허상이며, 향후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제1야당 중심으로 결집할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재의 지지율 자체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위협이나 경고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 국민의힘의 자체 여론조사 분석에 근거한다는 평가다.

이종훈 평론가는 "김종인 위원장은 진심으로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대 양당으로 표심이 수렴할 것이란 시각"이라며 "국민의힘은 설령 선거에서 지더라도 2번 후보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안 대표와 협상에서 마지노선을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와의 협상에서 무리한 타협은 도리어 국민의힘에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의석 수가 많으니 입당을 압박할 명분은 충분하다"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견고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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