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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野 “수사청, 독재 앞잡이” 尹에 힘 싣기… 정계개편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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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자발적 與 직격… 자기정치 시작한 것”
일각 보궐 승리 뒤 尹영입 대선 시나리오
국민의힘·국민의당 ‘정치인 尹’ 영입 경쟁
안철수 “법체계 붕괴땐 부패,尹호소 공감”
서울신문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2일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의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위증교사 의혹 수사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대검은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 수사에서 임 연구관을 직무 배제했고, 이에 법무부는 ‘대통령의 인사발령으로 임은정 검사에게 수사권이 부여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의 대검찰청.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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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의 검찰개혁을 작심 비판하며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섰다. 임기를 4개월 남겨 둔 윤 총장의 이번 발언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여야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보선 이후 새판짜기가 불가피한 야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야권에선 윤 총장을 매개로 한 야권 재편 및 정계 개편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을 겪으며 대권 주자로서 이름을 키웠다. 다만 당시에는 정부·여당으로부터 핍박받는 총장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윤 총장이 자발적으로 나서 여당을 직격했다는 점에서 정치 의사가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윤 총장 스스로도 인터뷰의 파장을 예상했을 텐데 그걸 감내하고도 전면에 나섰다는 건 이미 자기정치를 시작한 것”이라며 “그의 영입을 염두에 둔 야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윤 총장 개인의 정치적 의도와는 무관하게 야권은 또다시 ‘정치인 윤석열’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을 잡는 쪽이 야권 개편의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언급되며 치열한 물밑 경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윤 총장이 인터뷰에서 여당의 졸속 입법을 국민들이 잘 지켜봐 달라는 얘길 했는데 이는 상당히 정치적인 언어”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승리에 이어 윤 총장까지 영입한다면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토론에서도 4명의 후보 중 3명은 윤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해 찬성했다. 나경원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탄압에 대표적으로 저항한 인물이 윤 총장”이라며 “대권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사청은 헌법상 삼권분립 파괴일 뿐 아니라 완전한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 기구”라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었다.

야권 재편을 넘어 정치판 자체를 흔들어야 길이 보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도 윤 총장은 꼭 필요한 요소다.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돼 윤 총장과 함께 새로운 야당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회자되고 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 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것이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보선 이후 정계 개편의 핵심은 ‘누가 윤 총장을 태울 그릇을 만드느냐’가 될 것”이라며 “야권이 변하려면 발전적 해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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