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용수 할머니가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서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할머니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서울시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접견실에 들어서며 안내하고 있다.(사진=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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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대접견실을 찾아 정 장관과 면담했다. 정 장관이 취임한 후 이 할머니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회색 두루마기를 입은 이 할머니가 접견실에 들어서자 정 장관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저희가 찾아봬야 되는데…”라고 인사를 했다. 그는 이어 “제 취임식 때 모시려고 했는데 방역이 상당히 엄격하기 때문에 모시질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하기 위한 특별협정 초안을 정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우안부 문제 국제사법제판소(ICJ) 회부를 위한 특별협정 초안.(사진=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제공)

이 할머니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죄) 판결이 났고 미국에서도 판결이 났고 일본에서도 그렇게까지 했는데 이제는 어디에도 갈 데가 없다”며 “저는 이제 시간이 없다. 절박한 마음이다. 김학순 할머니가 시작을 했고 이제 이용수가 마지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무법천지 때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며 “오늘 장관께 대통령을 만나서 (사과할 기회를) 쥐어줘도 모르는 바보같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설득해서 ICJ까지 가서 판결 지우자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할머니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논문을 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도 언급하며 “그 교수도 끌고가서 거기(ICJ)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가 중요한 것이라고 연거푸 강조했다. 그는 “사죄를 받으면 용서해줄 수 있다고 정 장관께 얘기했다”면서도 “(일본정부를 ICJ로) 끌고가서 위안부를 만든 죄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는 “‘말만 말고 행동으로 보이라’고 했더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만날 것을 기대하시느냐는 질문에는 “기대합니다”라고 답했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대화하자는 취지를 한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한 소감을 묻자 “스가 총리를 끌고 ICJ로 가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