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국민의힘 안팎서 김종인 겨냥한 비판 나오는 까닭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당권 누가 잡을 것이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싸움"

세계일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4·7 보궐선거 경선 결과를 하루 앞둔 3일, 당 안팎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기호 2번 출마'를 놓고 불필요한 논쟁이 계속되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기호4번'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안 대표에 대해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걸 강조했을 때 과연 4번 가지고서 선거를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3의 후보라는 사람을 데리고 단일화를 하고 그렇게 된다고 하면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게 기본적 내 생각”이라며 “현재 나타나는 지지율이란 건 진짜 지지율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패배주의 발상", "국민의힘에 더 필요한 사람은 안철수"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맞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자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패배주의 발상"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자당 후보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이어 “끝까지 심술부리는 모습은 서울시장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김종인발(發) 기호 2번 논란, 참으로 유치찬란하다”며 “지금 시점에서 기호 2번, 4번을 논하는 것이 우리 진영 전체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선거 운동 못해준다고? 그렇다면 진작에 당 밖의 3지대 후보들에게 국민의힘 입당 없이는 단일화도 없다고 했어야지, 이제 와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면 선거를 돕지 못한다고 겁박하는 것은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도대체 이게 무슨 고약한 심보인가"라고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발 후보들끼리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 주시면 안 되겠느냐”라며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던,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 되던 지금 국민의힘에 더 필요한 사람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안 후보라고도 강조했다.

나아가 “당을 대표하는 분이 단일화를 앞두고 재를 뿌리는 잡음을 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고(故) 박완서 작가의 책 구절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우회 저격했다.

그는 "박완서 선생님의 '그 남자네 집'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며 "'수술을 잘 못 했으면 국으로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라는 대목이 괜히 와 닿는다"고 전했다.

경선결과 발표를 코앞에 두고 의원들의 이 같은 지적이 나온 배경에는 본격적인 당권경쟁 국면으로 접어드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계속된 '安 필패론' 부각에도 불구하고 외부영입 실패, 토론 흥행 부진 등으로 당내 후보가 기대만큼 부각되지 않은 점도 '김종인 책임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보궐선거) 이후 당권을 누가 잡을 것이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고 신호탄"이라며 "(당권주자들은) 김 위원장이 비대위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 103석 당이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당장 물러나라 등 당 주도권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홍준표 의원의 반대는 정치인의 반대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종인 책임론도 있다. 서울시장 주자로 또 나경원, 오세훈 예비후보가 나왔다. (중도 입장에선) 정치를 청산해야 할 사람이 다시 와서 싸우는 모습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 시간을 최대한 끌어 본인의 힘이 실린 당 후보 중심으로 '기호 2번'을 낼 (전략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