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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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주주의(The Edge of Democracy)’.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실각 과정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그린다.
조 전 장관은 룰라의 구속과 호세프의 탄핵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이 세르지우 모르(조 전 장관은 모르라고 썼으나, 모루가 옳은 표기) 연방 판사(한국의 검사와 유사한 역할)의 ‘세차(洗車) 작전’ 수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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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위기의 민주주의' |
조 전 장관이 말하는 ‘세차(Lava Jato·라바 자투) 작전’은 세르지우 모루 연방 판사가 브라질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의 대규모 돈세탁, 뇌물수수, 공금 유용 등을 밝혀낸 수사이다. 세차장에서 처음 돈세탁 등 권력의 부정부패가 발각돼 세차 작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브라질 사법제도는 판사가 검사와 경찰을 지휘해 수사를 하게 하고, 이를 재판 과정에 반영한다.
조 전 장관은 “이 수사로 룰라·지우마 두 대통령이 이끌던 ‘노동당(PT)’ 정부가 무너지고 난 후 극우파 정치인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을 한다”며 “그런데 모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모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했고, 현재는 2022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추가적으로 설명을 하거나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 ‘2022년 대선 출마 고려' 등은 모루 전 장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황과도 맞아 떨어진다. 때문에 조 전 장관이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윤 총장을 ‘저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016년 브라질의 반부패 척령에 대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연설 중인 모루 법무장관(왼쪽·당시 연방법원 판사)과 2019년 7월 당시 후보자 신분으로 인사청문화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 /우드로윌슨센터·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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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현직에 있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다.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14일 페이스북에 관련 포스팅을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위기의 민주주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룰라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가 경제개혁을 단행한 이후 이에 저항하는 재벌과 자본이 소유한 언론, 검찰의 동맹 습격으로 탄핵을 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지우마는 물러가면서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죽음이다’라고 말했고, 모루 검사는 룰라 전 대통령이 증거가 없는데도 부패 혐의로 기소한다. 룰라는 ‘이것은 쿠데타’라고 항변했지만 투옥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현재 브라질은 군부의 권력을 밀어내고 간신히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가 암울하다”며 “시지프스의 돌처럼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돌을 들어올리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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