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사사건건 대립하던 한국노총·경총, 봄바람 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동근 신임 경총 부회장, 첫 공식 일정으로 한국노총 방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최근 경총 모습 신뢰 무너뜨려"

이 부회장, "노사 윈윈 모색하자" 손 내밀며 협력 요청

양측 모두 "사회적 대화와 동반자적 관계 복원" 기대

중앙일보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신임 부회장(왼쪽)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신임 상근 부회장이 4일 한국노총을 찾았다. 지난달 부회장에 취임한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한국노총과의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경총 관계자의 말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 부회장의 취임에 기대를 표했다. 1년여 동안 단절되다시피 한 경총과의 대화 채널 복원에 나설 방침이다.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이 부회장의 신임 인사차 마련됐다. 첫 만남이었지만 김 위원장과 이 부회장의 견해차는 뚜렷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사회적 대화는 노총이 사안을 제시하면 정부가 호응하고, 경총은 마지못해 하는 행태가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 연말에 여러 가지 법(노조법과 중대재해법)으로 경영계 입장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두 단체 간의 협력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사실 두 단체는 지난해부터 1년여 동안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했다. 김 위원장이 이 부회장에게 "경총이 그동안 폐쇄적, 공격적 또 한국노총과의 갈등유발적 행태를 보여온 점에 대해 강함 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노총은 김용근 전임 경총 부회장 시절이던 지난해 2월 경총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사회적 대화 주체로서의 자격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며 경총을 공격했었다. 그러면서 매년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하던 경총의 정기총회 참석을 보류하고, 한국노총의 대의원대회에 경총을 초청하지 않기로 하는 등 사실상 관계 단절 수준의 조치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 부회장이 새로 취임하셨으니 새롭게 거듭날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고, 부회장님께서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기업도 노동자도 다 같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총과 한국노총만이라도 협력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서 기업과 노동자들이 윈윈하는 방향으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임 경총 부회장 시절에 쌓인 감정 때문에 다소 강한 어조로 지난날을 꼬집었지만, 이 부회장의 취임과 함께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한 사회적 대화 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총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한국노총과의 긴밀한 협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한국노총을 정중한 파트너로서, 동반자적 관계를 다시금 설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