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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LH 이어 국토부 공무원도 땅투기?..다음주 판도라 상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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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소은 기자]
머니투데이

(시흥=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역(시흥시 과림동)의 토지거래 건수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전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는 지난해 8·4 대책과 지난달 2·4 대책 직전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LH 의혹 외에 사전에 공공개발 계획을 인지했거나, 투자정보를 공유한 사례가 더 많이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합동조사단을 출범하고 3기 신도시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 해당 지자체 관계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땅투기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 소재 농지 일대의 모습. 2021.3.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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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정도 일줄 몰랐다. 택지 공급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토지보상금 더 받겠다고 묘목을 심을 정도면 말 다했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이 낱낱이 드러나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 관계자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토지거래 여부가 확인된 13명의 직원 대부분은 현재 휴가를 신청하고 사실상 잠적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 전언이다. 매매 과정에서 혹시 모를 개인적인 특수한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하려 해도 연락두절 이라는 것이다.

5일 정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합동조사단은 4일부터 3기 신도시 등 100만㎡ 이상 대규모 택지의 토지거래에 대해 전수조사에 돌입한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 시흥 등 3기 신도시 6곳과 100만㎡ 이상 택지인 과천 과천, 안산 장상 등 총 8곳이다.

1만 명의 LH 전 직원과 국토부 전 직원 4000여명 등 총 1만4000명이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2013년 말부터 현재까지 3기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을 일일이 뒤져 전체 거래 규모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 결과는 다음주 즉시 공개된다.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자 속전속결 대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정부가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LH 일부 직원의 '일탈'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추가로 토지거래를 한 직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자를 했는지 여부를 일일이 따지지 않고 단순히 토지거래를 한 직원만 1차적으로 조사해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데 적발된 직원이 많다면 LH 기관 존폐가 달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만약 주무 부처인 국토부 직원도 사전에 토지거래를 한 것으로 나온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직원을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이 신도시에 땅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되고 정책을 추진할 동력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 내부에선 한편으론 토지거래를 한 공무원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도 곤란할 수 있다는 인식도 없지 않다. 정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조사할 방침인데, 공무원 중에서는 투기의혹을 받을 만한 사례가 나오지 않으면 조사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일부에선 이미 조사 대상인 국토부 대신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진퇴양난이다.

정부로선 땅투기 의혹을 한점 의혹 없이 깔끔하게 털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달 내 문제를 신속 매듭짓지 못하면 다음달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2·4 공급대책에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국회에서 2·4 대책과 관련한 후속 법안을 이달 안에 통과 시켜야 하고 이달 말 역세권·저층빌라 지역을 대상으로 한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1차 후보지도 공개해야 한다. 갈길이 먼데 LH 땅투기 의혹에 발목 잡힌 형국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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