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앞으로 민주주의 지키겠다" 정계 입문 시사
내부적 시선 갈려…"당장 오면 본인 할일 없어" 우려
"좋은 대안이 생긴 건 맞지만 단계 밟아갈 필요 있어"
인지도만 입각한 외부 인사 영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접촉 가능성…제3지대도 여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3.04. yes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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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최서진 기자 =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대권 구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윤 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합류할지에 눈길이 쏠리면서 당 내외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윤 총장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이 아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며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1시간 만에 수용했고 5일 검찰총장 면직안을 재가했다.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은 즉각 화두가 됐다. 윤 총장은 사의 표명 당시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정계 입문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여당과의 충돌 끝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윤 총장이기에 정계에 들어선다면 발걸음이 야권으로 향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 정부하고 정면충돌해서 나온 사람 아니냐. 야인이 됐으니 야권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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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민의힘의 합류 여부다. 국민의힘 측은 공식적인 발언으로는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본인 생각도 정리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평가를 받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 당장 입당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오면 본인이 할 일도 없고 여러 측면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 시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중요한 4·7 보궐선거 후보들을 발표하는 날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나.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며 상대적으로 후보들이 밀린 감이 있는데, 국민의힘에 올 생각이 있었다면 그때 사퇴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장 4·7 보궐선거가 코 앞인 만큼 외곽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가 최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예컨대 진중권도 정치를 직접 하면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자꾸 윤 총장을 정치 굴레에 덧씌워 옭아매려는 것은 그야말로 청와대가 바라는 바"라고 우려했다.
윤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충돌이 정점에 달했을 때 치솟았던 지지도가 지금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인지도는 시기를 타기 마련이기에 단순히 '인물론'에 입각해 외부 인사를 데려오는 건 이제 지양해야 한다는 성찰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반기문 사례처럼 정치인으로서 준비가 안됐다는 게 드러난 사례도 있지 않나. 윤 총장도 단계를 밟아갈 필요가 있고, 당이라는 조직이 준비 안 된 분을 영입해서 키운다는 건 회의가 있다"며 "우리로선 좋은 하나의 대안이 생긴 것은 맞지만, 혹독한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자원인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또다시 외부로 눈길을 돌릴 경우, 당의 인물들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상을 염려하는 시선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도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이 미리부터 대선 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한 의원은 "기존의 대선 주자들이 흥행할 수 있는 필드는 안 만들어주면서, 또 윤 총장 이야기가 나온 게 답답하다"며 "이런 상태가 선거마다 반복되면 국민들이 우리 당에 신뢰를 줄 수 있겠나. 자체적으로 민심을 끌어오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21.03.05.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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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이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당 등 제삼지대와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윤 총장이 적폐 수사 등으로 보수 지지층에서 마냥 환영받기는 힘들기에 제3지대 세력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만나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 총장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대표는 윤 총장의 사의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통탄을 금치 못 할 일"이라며 "이번 윤 총장의 결정은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hynot82@newsis.com,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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