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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샤를리에브도, 영국여왕을 조지 플로이드 죽인 경찰관에 빗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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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클, 왕실 인종차별 폭로 뒤 풍자만평으로 파문

"재미도 없고 인종차별 향한 의문제기도 아냐"

표현자유 표방해 극단주의 테러까지 부른 매체

연합뉴스

영국 여왕을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 표지 만평[샤를리 에브도 홈페이지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이슬람교 창시자인 예언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가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이번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과 메건 마클(39)을 풍자한 만평으로 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왕의 손자인 해리(36) 왕자의 부인 마클은 최근 미국 CBS 방송을 통해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결혼 후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마클은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왕실과 언론의 태도에 영국에서 살던 동안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도 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이날자 표지 만평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클을 등장시켰다.

만평은 여왕이 무릎으로 마클의 목을 짓누르는 모습을 묘사했다.

"왜 마클은 버킹엄궁을 떠났나"라는 제목 아래 여왕에게 짓눌린 마클은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 만평은 지난해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빗대 여왕과 영국 왕실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 전 경관은 조지 플로이드 체포 과정에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 데도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했다.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으로 이어졌다.

여왕을 인종차별적 경찰관에 빗댄 에브도의 만평은 그러나 영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여왕을 빨간 눈과 기분 나쁜 표정, 다리에 털을 난 모습으로 그린 점이 왕실 지지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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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아래)를 경찰관 데릭 쇼빈이 무릎으로 제압한 모습. [AFP=연합뉴스, 다넬라 프레지어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



인종 평등 싱크탱크인 러니미드 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할리마 베굼 박사는 "샤를리 에브도는 모든 면에서 잘못했다. 마클의 목을 누르게 여왕을 묘사해 조지 플로이드 살인자에 빗댄다고? 재미 있지도 않고 인종차별을 향한 의문 제기도 아니며 모든 면에서 이번 이슈를 조롱하고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게재하면서 이슬람권의 큰 저항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2015년 1월 파리 도심에 위치한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에르를 포함한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1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한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서방과 이슬람권 국가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에브도는 다시 잡지 1면에 티셔츠와 속옷만 걸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히잡을 쓴 여성의 치마를 들어 올리는 만평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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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한 만평을 표지에 게재한 잡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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