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LH 임직원 투기 논란

땅 투기 존폐 위기 LH…직원 불신 업무 의욕 상실 '뒤숭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진주 LH 사옥 [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의 3기 신도시 1차 조사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0명이 땅투기에 연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LH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 이후 간부급 직원 두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H 내부에는 흉흉한 분위기까지 감돌고 있다.

여기에 이번주부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의 환원, 해체, 일부 기능 축소 등 강도 높은 LH 조직개편 방안 착수를 앞고 있는 만큼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14일 LH 한 직원은 "LH에 다니는 모든 직원들이 투기꾼이라는 외부 시선에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업무의욕이 바닥에 떨어지고 선후배들이 남몰래 땅투기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허탈감도 크다"라며 "블라인드에서 국민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 뒤 국민적 공분이 커졌는데 이는 실제 LH 분위기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직원 두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기니 내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입사 7년차 인데 직원 간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법투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그런 정보에 정말 실제로 접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저연차 직원들은 물론, 20~30년차 직원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안일한 공익적 업무 수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H 입사 5년차 한 직원은 지난 12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다수의 LH 직원들은 이번 일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이뤄져 잘못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 수사가 빨리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다들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H 직원 중 한명으로서 박탈감을 느낀 분들과 실망을 하신 분들 모두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국무조정실은 이번 주부터 LH 사태 재발방지 대책과 LH 조직개편 방안 논의에 착수한다. 이들 정부부처는 LH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취약해진 내부 통제가 직원 땅 투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돼 탄생한 LH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 9500여명에 자산 규모만 184조원에 달한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LH의 핵심 기능인 신규택지 공급이나 신도시 등 토지개발 등의 총괄 업무는 유지하되, 개별적인 개발사업은 지자체나 지방 공기업의 역할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다. 공공주택 공급 중 건설 부분을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LH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 쪼개거나 전면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두 기관이 따로 운영되면서 업무 중복과 그로 인한 비효율이 심각했던 2009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정부부처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