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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안 팔린 물건 부당 반품" 이마트에브리데이 ‘갑질’에 과징금 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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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 조건 알리지 않고 안 팔리자 납품업체에 떠넘겨
납품업체 종업원 120명 파견받아 점포 오픈에 쓰기도
한국일보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 공정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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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은 상품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반품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과징금을 6억 원 가까이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8,2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18년 기준 점포 232개를 운영하고, 연매출이 약 1조1,700억 원인 소매업자로 현행법상 '대규모유통업자'에 해당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납품업체 15곳으로부터 납품받은 상품 15만7,000여 개를 부당하게 반품했다. 자외선 차단제, 선크림, 아이스박스 등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반품 조건을 정하지 않고, 시즌이 끝나자 재고를 납품업체에 떠넘긴 것이다.

문제는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직매입 거래' 방식으로 해당 상품들을 납품받았다는 데 있다. 직매입 거래는 대규모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상품은 스스로 부담하는 거래 형태다. 재고에 대한 반품 조건을 달고 외상 매입하는 '특약매입 거래'와 구분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또 2015년 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납품업체 19곳의 종업원 119명을 파견받아 신규·리뉴얼 점포 오픈을 위한 상품 진열 업무에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종업원 파견 조건을 기재한 약정 서면을 파견근무 뒤 최장 77일이 지나서야 납품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납품업체와의 계약 673건에 대해서도 계약체결일로부터 평균 7.8일(신규 계약) 혹은 13.2일(재계약)이 지나서 기본계약서를 건넸다.

공정위는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비용을 전가하는 등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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