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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관용차로 경작지 드나들고·차 태워줘'…원주시의원 갑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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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공무원노조 설문조사에 직원 21%가 "부당한 대우 받았다"

연합뉴스

원주시의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원주시 공무원들이 원주시의회 의원들의 부당한 갑질 행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원주시지부는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원주시 직원을 대상으로 원주시의회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이번 설문은 원주시의회 기능과 역할에 대한 시 공무원의 인식을 조사해 원주시 발전과 시민 복리를 위해 힘쓰는 두 기관의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마련됐다.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설문 조사에는 430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과 부당한 사례를 폭로했다.

A 의원은 회기 중이 아닌데도 시의회 관용 차량을 이용해 자신의 경작지를 드나들다가 최근 언론에 포착됐다.

직원들에 따르면 A 의원이 수시로 관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며, 시의회 직원을 기사로 동행하기까지 했다.

B 의원은 자신이 차가 없다는 이유로 이동 시 지역구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수시로 "차를 태워 달라"고 요구해 구설에 올랐다.

C 의원은 지역구 경로당에 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배추 모종 심기부터 수확, 김장, 배달에 이르기까지 직원을 동원했다.

D 의원은 부서 사업에 개입해 강사를 직접 섭외했으며, E 의원은 특정 일자리 사업에 지인을 참여시키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이 밖에도 의정활동을 가장한 청탁을 비롯해 인사 개입, 지인 업체와 계약을 요구하는 이권 개입, 공무원을 부하 취급하며 하대하거나 반말 등 인격 모독성 발언 등의 폭로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원주시의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설문에 참여한 430명 가운데 68%인 288명이 시와 시의회의 관계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1%인 91명은 최근 3년 내 시의원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했다.

원주시지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축사를 둘러보기 위해 관용차를 사용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A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원주시지부는 성명에서 "의정활동을 위해 제공되는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의원 윤리강령을 지키지 않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원주시지부는 설문 내용과 관련해 추가 제보를 받는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강원도당을 방문해 향후 공천 시 참고하도록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해승 원주시노조 비대위원장은 "공무원과 시의원과의 관계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라며 "시의회를 찾아 인격적인 대우를 하도록 제기된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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