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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췌장 절단, 발로 밟는 수준의 강한 충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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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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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 아동학대 사건의 공판이 열린 서울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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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아동학대 사망사건 피해자인 정인이 몸에서 지속적인 아동학대 징후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되는 등 정인이의 신체 손상이 심각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인이의 사인으로 조사된 복부손상에 대해선 “발로 밟는 등의 폭행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시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A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양부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02년부터 국과수에서 일을 시작해 3800여건의 부검을 했다. 정인이는 지금까지 봤던 아동학대 피해자 중 신체 손상이 제일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굴과 몸통, 팔, 다리 곳곳에 상처가 다수 있었다”며 “손상이 심해 학대 여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고, 함께 부검한 의사 3명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정인이의 복부손상에 대해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는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복부 손상이 생기기 어렵다”며 “이번처럼 장간막까지 크게 찢어지는 상처가 발생하려면 사고가 아닌 폭행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누적된 학대를 추정할 수 있는 상처가 다수 발견됐다는 증언도 했다. A씨는 “머리와 갈비뼈를 보면 이미 다친 후에 치료가 되고 있는 골절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췌장에서도 사망일 며칠 전에 발생했다가 치유 중인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인이는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으로 인한 췌장 절단 등의 복부 손상으로 숨졌다. 양모 장씨는 정인이를 안고 있다가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했을 뿐, 고의성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나선 법의학자 B씨도 정인이의 췌장 절단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양모가) 발로 밟는 경우가 합당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이 정도 손상이 있으려면 몸이 고정된 상태에서 발로 밟는 수준의 강한 둔력이 가해져야 가능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올림픽대로에서 여러번 차에 치인 사람의 배에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췌장이) 절단된 사례를 본 적이 있는 데, 소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양모 측 변호인은 반대 신문을 통해 심폐소생술(CPR) 과정에서 복부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A씨는 “심폐소생술로 손상이 생기기 어렵고 그런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했고, B씨도 “췌장이 완전히 절단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장씨는 이날 공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이를 상습 폭행·학대하고 같은해 10월13일 정인이에게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도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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