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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애틀랜타 총격 사건

"애틀랜타 '인종 증오' 총격 희생 한인 4명은 모두 스파에서 일하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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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희생 50~70대 한인 모두 업소 관계자
한국계 美 정치인 "증오 범죄 중단" 한목소리
바이든 "아시아계의 우려 잘 알고 있어"
한국일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애크워스 지역의 골드 스파 바깥에 17일 희생자를 애도하는 꽃과 포스터가 놓여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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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4명이 희생당한 미국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인 희생자는 50~70대 여성으로, 모두 업소 관계자로 밝혀졌다. 용의자가 아시아계를 목표로 범행을 저지른 인종 혐오범죄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계 의원과 현지 아시아계 단체의 혐오범죄 규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인 업소 2곳 노린 백인 남성 용의자


17일(현지시간) 현지 한인매체 ‘애틀랜타 한국일보’와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용의자인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21)은 16일 오후 5시 1차 범행 후 한인들이 운영하는 애틀랜타 북동부 ‘골드 스파’에 오후 5시 50분쯤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골드 스파 70대 여주인과 종업원 2명(70대 박모씨, 50대 박모씨)에게 총을 난사했다.
한국일보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골드 스파’ 주변에 16일 경찰의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 애틀랜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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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직원은 업소에서 2년 이상 일했고, 가게에서 숙식을 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었으나 다행히 총을 맞지 않은 A씨는 용의자 롱이 “아시안을 전부 살해하겠다”고 말한 뒤 범행에 나섰다고 애틀랜타 한국일보에 전했다.

골드 스파를 나온 롱은 길 건너편 ‘아로마테라피 스파’로 향했고 이곳에서 매니저로 일하던 60대 여성 유모씨가 희생됐다. 사건 당시 이 스파 안에는 3명의 한인 종업원이 있었지만 롱은 유씨에게만 총을 쏜 뒤 달아났다. 아로마테라피 스파의 경우 업소에 이중문이 설치돼 있었는데 유씨가 롱을 손님으로 착각하고 안쪽 문까지 열어줬다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소 안쪽에 있던 2명은 롱이 총격 후 업소를 떠나는 바람에 총격을 피할 수 있었다. 또 골드 스파에서 살아남은 A씨가 인근 한인 업소에 연락을 해 다른 업소 관계자들은 대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범행 후 달아났던 롱은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애틀랜타에서 240㎞ 떨어진 크리스프카운티 인근에서 체포됐다. 롱은 한인 업소 범행 전 애틀랜타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체로키카운티 액워스 마사지업소에서 4명을 총기로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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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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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 “아시아계 겨냥한 증오 범죄 중단하라”


한국계 미국 정치인들의 증오 범죄 비판도 잇따랐다. 매를린 스트리클런드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우리는 인종적 동기에 의한 아시아ㆍ태평양계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 중독(sexual addiction)으로 변명하거나 다시 이름 붙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셸 박 스틸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은 비극적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도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는 깊다. 우리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밝혔다. 영 김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아시아ㆍ태평양계에 대한 증오와 공격 행위를 목도하고 있는 이 때 저는 아시아ㆍ태평양계 공동체를 지지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이번 사건을) 매우 염려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러분이 알다시피 나는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잔혹행위에 관해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진행 상황 확인을 위해 법무장관,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한 뒤 “나는 이것이 매우, 매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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