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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재보선 뒤 사라진다”는 김종인…윤석열 고리로 대선판 설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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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신협 앞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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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12일 남았다. 지난해 5월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며 그가 약속받은 임기는 새달 7일 재보궐선거까지다. “진취적인 정당을 만들겠다”는 첫 메시지를 시작으로 300일간 보수 정당 혁신 작업을 시도하며 ‘중도 확장’ 노력을 이어왔다. 이번 서울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 후보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김 위원장이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김 위원장은 7일 보궐선거만 끝나면 미련없이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인 “4월8일 되면 사라질 것” 말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4월8일이 되면 여기서 사라질 것”이라며 “그다음에 (국민의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이러고 저러고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진짜로 짐 싸서 집으로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도 “나는 헛소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여지를 두지 않았다. ‘당에서 이미 대선까지 도와달라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물음엔 “나는 그런 소리를 아직 들어본 적 없다”고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계 개편하는 걸 밖에서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일정 기간 장외에서 범야권의 재편 과정을 관망하며 자신이 호명될 결정적 순간을 기다릴 것이란 뜻으로 들린다.

윤석열 향해 “별의 순간 포착…준비하면 진짜 별 따는 것” 조언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야권 대선주자 1순위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포착한 것 같다.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며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성공이) 달려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고 5월 중순쯤 가면 아마 어떤 형태로든지 본인의 의사 표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해주겠느냐’는 질문에는 “나라를 위해서 자기를 참 희생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감이 하나 필요하다. 나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대통령 되는 순간에 측근·가족·친구 이런 것에 집착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늘 얘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사람이 얘기하는 걸 보면 단순히 검사(일)만 한 검사가 아니다.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현역에 있던 지난 1월부터 그를 향해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라며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이날 ‘별을 따는’ 비유를 통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그가 윤 전 총장을 주축으로 한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향후 외곽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 “시장 선거 몰두해 여유 없어…논의할 사항 아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에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함께 정치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선거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이 그런 것 저런 것 생각할 여유가 없다”면서 “지금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역할이 2022년 대선 국면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김 위원장은 범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그림을 그리는 위치에 서길 원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독자세력으로서의 가치를 보인 뒤 국민의힘 등과 범야 통합 수순으로 갈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이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게 길을 놓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역할을 맡게 되리라는 예상에 무게를 뒀다. 신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게 되면 야권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으로 쏠린다.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중도 이미지를 대체할만한 당내 인물이 없어 당에서 ‘대표 추대’에 가까운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윤 전 총장도 새로운 세력을 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안에서 움직이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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